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유전 가스전 파괴로 확전‥48시간 '최후통첩'

입력 | 2026-03-23 07:40   수정 | 2026-03-2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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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뉴스 속 경제입니다.

중동 전쟁 때문에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유전과 가스전을 폭격하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우리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성일 경제전문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례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분석을 하고 있는데.

이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네요.

◀ 기자 ▶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말이 들어맞는, 예상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황 악화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은 지난주 중반,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산업단지를 이란 탄도 미사일이 타격한 순간입니다.

전세계 LNG의 20%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생산 기지입니다.

그런데, 이 공격을 부른 것은 직전에 벌어진 이란 ′사우스 파스′ 가스전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공습,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습 대상은 페르시아만에 있는 세계 최대 가스전, 카타르와 이란이 나눠 가진 양쪽 모두 생산시설 상당부분을 국내 건설사들이 만든 연이 있기도 합니다.

같은 날 다른 유전, 가스전도 이란의 동시다발 공습을 받으면서, 원유값에 비해 안정됐던 가스 값까지 순식간에 30% 급등했습니다.

이란의 최고 지도부 제거에서 시작된 전쟁, 초기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충격적 조치가 발동됐지만, 유전·가스전 같은 생산 원을 직접 타격하는 최고 수위의 공습으로 확대된 충격을 반영했습니다.

◀ 앵커 ▶

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돈을 얼마를 주더라도 아예 공급 자체를 못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거 아닙니까.

◀ 기자 ▶

가스를 배로 옮기기 위해 액체 LNG로 만드는 시설 1/5 정도가 심각한 파손을 입었습니다.

운영사인 카타르 에너지는 260억 달러 39조 원, 3년 넘는 기간이 복귀에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면서, 그동안 ″계약한 대로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수입하는 가스, 상당한 비중을 카타르 LNG로 충당합니다.

정부는 이미 러시아산 원유 대체 수입까지 검토하고, LNG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면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늘리는 것을 포함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석 달 지속되는 것만으로도, 생산비가 10% 넘게 상승하는 충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부담이 더 커진 셈입니다.

지난주에는 해외 기업 소유지만, 우리 석유 비출 기지에 보관하고 있어서, 우리가 우선 구매권을 가지고 있던 원유 90만 배럴이 다른 나라에 판매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90만 배럴이면 우리 하루 수입량 절반에 가까운 물량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우리나라가 이 정도면 전 세계적으로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기자 ▶

아직은 금리·주가처럼 금융시장에 단기적 부담을 주는 수준이지만, 높은 유가가 지속 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을 줄여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더 위험한 상황은 지금처럼 미국의 기준 금리가 높은 시기에 유가가 크게 오르면, 이 불똥은 어디로 튀어 시스템을 위협하게 되는 전개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뇌관이 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전 시점을 떠올리게 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 국회의장의 짧은 글도 무시하고 지나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앵커 ▶

말씀하신 거 들어보면 전 세계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상황이 기회가 되는 나라들도 있다고요.

◀ 기자 ▶

역설적이게도 여러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 적대적인 관계였던 나라들입니다.

러시아는 제재로 반토막 났던 원유 판매 수입이 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 조달에 숨통을 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가스 수입 끊고 일부를 중동으로 돌렸던 유럽이 또다시 공급 불안에 노출된 것과는 정반대 양상입니다.

동아시아를 봐도, 중국은 원유 가스 공급선을 일찌감치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러시아로 돌려 놓은 덕에 충격을 줄였습니다.

우리와 일본은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미국은 러시아 제재 해제에 이어, 이란산 원유 판매도 허용한다는 방침을 지난 주말 밝혔습니다.

이유는 중국이 헐값에 사고 다른 나라에는 원유가 모자라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국제시장에 공급할 원유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 앵커 ▶

물론 이득을 보는 나라들도 있지만 미국입장에서는 그래도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하죠?

◀ 기자 ▶

관측의 바탕에는 11월 중간선거가 있습니다.

주요 지지층인 마가 세력이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인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을 둔 최후 통첩성 발언을 내놓은데도, 전쟁 장기화를 원치 않는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황이 악화 되는 데에는, 이란 종교 지도자 살해, 석유 저장 시설 파괴, 최근 가스전 공격을 주도한 이스라엘의 돌출적인 군사작전들이 있습니다.

이란 체제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로 보는 이스라엘을 미국이 통제할지, 하루 앞으로 시한이 다가온 최후통첩의 효과와 함께 지켜볼 부분이기도 합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