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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솔
고열에도 출근‥숨져가던 순간 사직서는 누가?
입력 | 2026-04-02 06:46 수정 | 2026-04-0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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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독감에 걸린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계속 출근해 일하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교사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시점에, 교사의 자필서명이 담긴 사직서가 유치원에서 처리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말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의 2년 차 김 모 교사가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목이 너무 아프고 몸이 찢어질 것 같다″, ″눈물이 계속 맺힌다″고 했습니다.
병원 진단 결과는 B형 독감, 원장에게 곧장 알렸지만, 답은 딱 한 글자였습니다.
감염병 환자의 출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정부 지침이 있는데 휴식을 권하지도 않았습니다.
[김 모 교사 아버지]
″′독감인데 출근하라고 하냐′ 그랬더니,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목소리도, 미각도 사라졌고, 사흘 뒤 체온은 40도에 육박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 교사는 손발이 괴사되다 2주 만에 패혈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한 달여 뒤 김 교사 아버지는 산재 처리 과정에서 희한한 서류를 발견했습니다.
딸이 눈 감기 며칠 전 유치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겁니다.
MBC가 입수한 김 교사 사직서입니다.
′본인은 개인 사정으로 2월 12일부로 사직하고자 하니 허락해달라′며 이름과 서명도 직접 써놓았습니다.
작성 날짜는 2월 10일.
김 교사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시점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따져 묻는 가족에게 유치원 원장은 대리 작성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가족에게 면직 방침을 알리자 ′알아서 하라′는 답을 듣고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모 교사 아버지]
″들은 바가 전혀 없습니다. 의원 면직을 ′알아서 해달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김 교사 사직서를 보고받은 부천교육지원청은 해당 유치원의 사문서위조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유족을 조사한 경찰은 조만간 유치원 측을 불러 산재 책임을 피하려 허위 사직서를 작성했는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유치원 측은 ′사직서를 누가, 왜 위조했냐′는 MBC 질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