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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의수로 큐 잡는 '당구왕'‥"기술보다 열정"
입력 | 2026-05-06 06:40 수정 | 2026-05-0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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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당구는 흔히 ′손끝의 예술′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양팔이 없는 상태에서도 철제 의수와 발가락 끝의 감각만으로 그 한계를 극복해 낸 선수가 있는데요.
장애인 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이강우 선수를, 정수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쇠갈고리가 큐를 잡고, 왼 발가락이 당구대 위에서 중심을 잡습니다.
신중하게 각도를 조절하며 목표를 꿰뚫는 날카로운 눈빛.
이윽고 내지른 큐 끝에 당구공이 정확히 쏘아져 나갑니다.
당구 경력 15년 차의 이강우 선수입니다.
이 선수는 지난 1991년, 군 복무 중 기계 끼임 사고로 양팔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그를 다시 세상으로 이끈 것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섬세한 손기술이 필요한 당구였습니다.
[이강우/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선수]
″(당구는) 손이 중요하고 뭐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내가 열정을 좀 갖고 있으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 선수는 5년 전 에코프로에 정직원으로 채용돼, 직업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매일 증평에서 시내버스로 1시간이 넘는 출근길을 지나 훈련장에 도착하면 하루 4시간의 맹훈련이 시작됩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그의 땀방울은 동료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장석후/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선수]
″대단하죠. 우리가 따라갈 수가 없어요. (당구 칠 때) 자세가 안 나오는 게 많은데 그걸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까지 저렇게 잘 친다는 거는…″
하지만 충북에는 장애인 전용 당구장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휠체어를 탄 채 좁은 당구대 사이를 오가다 보니, 일반 손님들의 눈치를 살피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김희진/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감독]
″훈련 장소는 되게 좀 열악한 상태라고 저는 말하고 싶고요. 당구인들이 많이 오거나 그럴 때 불가피하게 저희들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큐를 다듬는 이강우 선수는 오는 9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숨지말고 당당히 세상과 부딪혀보자며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습니다.
[이강우/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선수]
″우울해하지 말고, 힘내고 씩씩하게 나와서 같이 부딪혔으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정수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