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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유서대필' 배상 늘었지만‥검찰 책임 불인정
입력 | 2026-05-22 07:35 수정 | 2026-05-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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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서대필′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다, 재심을 거쳐 무죄판결을 받았던 강기훈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마지막 판결이, 어제 나왔습니다.
검찰 사건 조작을 주도했다는 건, 검찰 과거사 위원회조차 인정한 내용이지만, 정작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노태우 정부 시절이던 지난 1991년, 경찰의 쇠 파이프 폭행으로 대학생 강경대 씨가 숨지자, 이를 규탄하는 분신이 전국에서 잇따랐습니다.
전민련 소속 김기설 씨도 이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분신 정국에 배후세력이 있다며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김기설 씨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분신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강기훈 씨를 기소했습니다.
국과수 필적 감정까지 동원한 재판 끝에 강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강기훈/′유서 대필′ 누명 피해자 (지난 1991년)]
″민주화운동의 도덕성에 먹칠을 가하기 위해 저를 자살방조범으로 몰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억지수사를 하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하지만 결국 누명으로 드러났습니다.
재심을 거쳐 사건 발생 24년 만인 지난 2015년 대법원은 강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도 ′무고한 피의자를 유서대필범으로 조작′한 사건으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12년간 이어진 국가와 수사 검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어제 서울고등법원은 강기훈 씨 수사 과정의 개별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추가로 인정하며 배상금 5천 3백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를 주도해 사건을 조작했다는 책임은 끝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강 씨 측은 소송은 이겼어도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김묘희/변호사 (강기훈 씨 법률 대리인)]
″이 사건은 검찰이 주도한 대표적인 조작사건입니다. (법원은) 개별 인권침해에 따른 위자료 문제로 한정하고, 끝내 검찰 조작의 본질을 외면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1991년 기소에서 어제 선고까지 35년.
일부 국가 책임은 인정됐지만, 누가, 왜 이런 조작을 했는지는 결국 판결문에 적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