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사이버 능력을 활용해서 각국의 자산과 중요 기밀을 탈취하고 있는데요.
특히 금융시장에서 북한의 해킹 능력은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건지, 피해를 줄일 대책은 뭔지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묻는 이메일 한 통.
하지만 이 첨부파일을 여는 순간 사용자 정보와 키보드에 입력한 내용이 통째로 넘어가는 ′키로킹′ 악성코드에 감염됩니다.
분석 결과 범인은 북한의 해커 조직으로 알려진 ′김수키′로 추정됐습니다.
최근 대북 전문가, 정부출연 기관 관계자들에게 이런 악성코드 이메일이 집중 발송되고 있습니다.
[이중구/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북한 사이버 공격이 제도화돼서 거의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글자 모양을 l을 1로 바꾼다든가, 내가 아는 사람의 이메일이랑 비슷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아는 분이나 미리 연락 온 거 아니면 이메일을 잘 확인을 안 합니다.″
2004년 전 세계 사이버 공격 중 북한 소행으로 된 것은 1년동안 단 5건.
하지만 최근 비약적으로 늘어나 2021년에는 하루 평균 너댓건, 총 1천46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공격 횟수만 많은 게 아닙니다.
우리의 청와대, 국회, 국방부 등 국가기관은 물론 김정은을 희화했다는 이유로 영화사를 해킹하고 지하철, 항공우주, 원자력, 바이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킹하며 정보탈취와 사회교란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 사기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발표한 국가별 사이버 역량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금융해킹 역량은 60점 만점에 50점으로 2위인 중국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송태은/국립외교원 조교수]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금융제재가 강하게 들어온거죠. 그런데 해킹을 하고 사이버 공격을 하다가 이게 돈벌이 수단이 된다는 걸 알게 된거에요.″
2022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는 38억 달러, 우리 돈 약 4조6천억 원 정도인데, 그중 40퍼센트가 넘는 2조원을 북한이 탈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일년 수출해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훨씬 많습니다.
[송태은/국립외교원 조교수]
″북한의 총 수출규모 이런 것들과 비교한다면 이 돈이 미사일과 핵개발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