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준범

[국회M부스] 지지율 하락에 놀란 민주당…'반등' 위한 숙제는?

입력 | 2020-08-09 09:00   수정 | 2020-08-09 09:22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소수점 차이로 좁혀진 민주·통합 지지율</strong>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반면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25%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5%포인트가 올랐습니다. 4.15 총선 이후 민주당 지지율 최저치, 통합당은 최고치입니다.
하루 앞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두 당의 격차가 0.8%포인트 차이까지 좁혀졌습니다. 민주당 35.6%, 통합당은 34.8%. 각각 일주일 전과 비교해 2.7%포인트 떨어지고 3.1%포인트 오른 수치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의 수치보다는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일련의 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하락세, 통합당의 상승세라는 흐름이 확인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당권주자 일제히 ″자성″…이해찬 ″긴장해야 한다″</strong>
176석 거대 여당의 지지율 하락.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7일 KBC 광주방송 토론회에서 참석한 당권주자들은 ′자성′ 기조 속에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등 현안 대응 실패를 지목했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과 부산·서울시장 문제에 굼뜨게 대응하는 모습으로 국민들께 실망을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김부겸 후보는 ″부동산 등 민생문제에서 실질적으로 와닿는 실적을 보이지 못했다″며 당 소속 단체장의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박주민 후보는 ″당이 생각한 공정과 20대가 생각하는 공정성의 차이를 읽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 지도부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겸손하자, 반성하자, 말조심을 하자는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해찬 대표는 ″여론은 파도와 같아서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우리가 긴장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근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냈는데요. ″폭우와 수해로 국민들께서 근심과 고통을 겪고 계신데 이럴 때 일수록 국민의 대표로서 몸가짐을 삼가고 지역구민들과 함께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폭우와 수해 상황을 언급하긴 했지만, 대표 메시지의 방점은 ′몸가짐을 삼가라′에 찍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부동산·젠더 문제 원인…′일방독주′ 지적엔 의견 분분</strong>

당내에서 자체 진단하는 지지율 하락 원인을 좀 더 깊이 알아봤습니다. 역시 부동산 시장 불안에 따른 정책 실패 논란과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중점적으로 거론됩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30대와 여성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부동산과 젠더 이슈가 이들의 주된 관심사라는 겁니다. 한 의원은 ″정책이 성공하려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우리는 최근 그렇지 못했다″며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처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노영민 비서실장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일괄 사의를 표한 것도, 같은 흐름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아집니다.

그래서 다수 의원들은 지지율 회복이 부동산 문제에 달려있다고 꼽고 있습니다. 젠더 문제에 대한 비판은 당이 수용하고 가야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부동산 정책이 성공한다면 지지율은 즉각적으로 오를 거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또, 8월 말 전당대회가 지지율 회복의 모멘텀이 될 거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동안의 악재도 털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다만 지난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드라이브′를 놓고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 중진 의원은 ″법안 처리를 일방적으로 하면서 야당과 싸우는 모습이 국민들에게는 좋아보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당 핵심관계자는 ″그런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데 야당이 반대한다고 176석 여당이 가만히 있었다면 더 큰일 났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부담스러운 ′독주′ 프레임…앞으론 어떻게?</strong>

그럼에도 지지율 영향 유무와 별개로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당내에선 9월 정기 국회가 시작하면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는 통합당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합니다. 개원 협상때 협의했던 대로 11개와 7개로 나누자는 겁니다. 추경 통과와 부동산 관련법 처리 등 현안이 시급하다보니 협치 대신 ′독주′를 했지만, 계속 이렇게 싸우면서 국회를 끌고갈 수는 없다는 시각입니다. 현실화 여부와 별개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끕니다.

당장 18일부터는 8월 국회가 시작됩니다. 2주 가량 이어지는 결산 국회다보니 중요한 법안이 처리될 예정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와 공수처장 추천 문제 등 8월 국회에서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현안이 가득합니다. 특히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을 계속 지연하면, 특단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7월 국회가 끝난 뒤, ′자성의 시간′을 보낸 민주당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까요. 과연 ′지지율 회복′과 ′개혁과제 완수′라는 목표 달성이 동시에 가능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 갤럽 여론조사 :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1천명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 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리얼미터 여론조사 : TBS 의뢰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510명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