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김윤미

하나은행이 판 1500억 원 펀드‥수사는 지지부진

입력 | 2021-09-09 18:52   수정 | 2021-09-09 19:25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 헬스 케어라는 펀드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지방 정부의 의료보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500억 원어치나 팔았습니다.

특히 13개월에 5% 이상 높은 수익을 보장해 인기가 많았습니다. 투자자 중에는 하나은행과 10년 이상 거래한 장기 고객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장기고객을 위한 특별 상품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상품설명서와 다른 약관‥애초부터 사기펀드?</strong>

하지만 곧 사고가 터졌습니다. 환매가 중단된 겁니다.

알고 보니 고객들이 받은 상품 설명서와 자산운용사의 약관이 달랐습니다. 상품설명서에는 13개월 5% 확정금리 보장을 언급했지만 약관엔 최소한 2~3년 동안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사들인 채권도 대부분 회수가 불가능한 불량 채권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는 위험성이나 펀드회수 관련한 사항에 대해 전혀 고지 않았습니다. 은행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돈도 못 받고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수상한 회사와 더 수상한 직원들</strong>

조사 과정에서 수상한 회사도 발견됐습니다. 한남어드바이저스라는 회사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4%나 떼 갔는데 환매가 중단된 날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를 해산해버렸습니다.

이 상품을 기획하고 만든 하나은행 직원도 의문의 퇴사를 했습니다. 이 직원은 이탈리아 펀드 말고도 3개의 펀드를 더 만들었는데 대부분 환매가 중단됐습니다. 이 직원이 하나은행에서 2년간 일하면서 판매한 펀드들이 모두 사고가 터진 겁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헬스 케어 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과 임직원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등의 혐의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도 해당 펀드의 부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함께 고발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검찰 못 믿어″ 경찰에 고발</strong>

하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고소 1년이 지났는데 확인된 게 없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와 금융정의연대와 펀드 피해자 연대 등은 “검찰이 기본적인 사실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을 더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다시 고발장을 들었습니다. 이번엔 경찰입니다. 검찰을 대신해 경찰이 하나은행의 부실은폐와 기망판매를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단체들은 ″해외 도피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피고발인 등에 대해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비롯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