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군 장병들의 부실 급식 논란과 관련한 국방부의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 급식 실태 폭로가 또 나왔습니다.
오늘 페이스북 ′육군 훈련도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육군 53사단 예하 126여단 2대대에서 복무한다고 밝힌 한 장병의 제보가 올라왔습니다.
이 제보자는 ″지난 27일 저녁 경계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6명이 작전상 이유로 밥을 먼저 먹은 뒤 16명이 반찬을 분배하려려 하니 남은 반찬 양이 2-3인 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제보자는 반찬을 더 배식받기 위해 식당에 갔지만, 돌아온 답은 ″남은 양으로 알아서 나눠 먹으라″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제보자는 ″반찬이 없어 간부님은 부식으로 나온 바나나 1개만 드셨고, 나머지 인원도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보자는 이렇게 SNS에 공개적으로 부실 급식 실태를 알리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는 ″하루만 그랬다면 넘어갈 수 있지만 지난해 8월 9일부터 인원이 늘어나 배식량을 늘려달라고 마음의 편지로 꾸준히 건의했는데, 지금까지도 저희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고, 그동안 부대측에 수 차례에 요청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보자는 ″배식량을 늘려주는 것은 마음의 편지에 건의가 들어가면 잠시 몇 번 뿐이고 다른 날들은 첫 부실 배식을 폭로한 51사단 도시락에 담긴 양 정도만 먹었다″고 적었습니다.
결국 제보자는 ″PX에서 사온 라면이나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채우는 날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코로나 확산으로 PX 이용마저 제한됐고, 제보자는 부대측에 이런 고충을 호소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부대 간부로부터 ″정량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병사들이 잔반을 많이 남기기 때문″이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했습니다.
치킨텐더 1인 기준 정량은 2-3개 인데, 하루는 25명에게 치킨 텐더를 30개 남짓 줘 놓고 ′정량으로 주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보자는 앞서 ″51사단 도시락도 밥은 정량으로 들어 있어 보인다″면서 ″반찬이 너무 적으니 밥을 남기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제보자는 ″병사들을 관리하는 간부님께서 병영식당에 찾아가 더 가져와 주시고, 계속 건의해 주시지만 반년 넘게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 처우 개선이 필요해 제보하게 됐다″며 제보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대해 53사단측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단 차원의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장병 선호 메뉴의 배식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부실 배식을 인정했습니다.
53사단측은 향후 장병 급식 전 과정에서 식수 인원에 맞게 급식이 이뤄졌는지, 아니면 현장에서의 관리감독에 소홀함이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