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홍의표

유령 가맹점 차려 40억 규모 '지역화폐 깡'…보조금까지 챙긴 일당 검거

입력 | 2021-03-03 11:21   수정 | 2021-03-04 10:28
지역화폐로 물건을 구입할 때 10% 할인 받는 점을 악용해, 유령업체를 차린 뒤 수입억원을 허위결제한 뒤 차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조직폭력배 A씨 등 일당 20명을 붙잡아 이 중 4명을 사기와 보조금관리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경기도와 충남, 울산 지역에 유령 점포 6곳을 차린 다음, 있지도 않은 물건을 47억 원 어치를 허위로 판매한 듯 지역화폐로 결제하고, 10% 할인액인 4억 7천만 원을 지자체로부터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 폭력조직을 동원해 지역 고등학생들을 비롯해 1천 3백여 명을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했고, 1인당 최고 한도인 50에서 100만 원 어치의 지역화폐를 사게 한 뒤 ′유령 가맹점′에서 허위 결제를 하게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지차제로부터 가맹 허가를 받은 다음 QR코드 이미지를 복사해 모집한 1천 3백 명의 휴대전화로 원격 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또 이들이 차린 유령사무실은 물건 하나 없는 텅 빈 곳이었지만 지자체는 실사 절차도 없이 서류만 보고 지역화폐 가맹 허가를 내줬습니다.

경찰은 특정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최고 한도액으로 결제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추적한 끝에 이들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QR코드 기반 지역화폐는 장소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각 지자체에 공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