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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사람 대신 깃발만 가득…美 대통령 취임식 어떻게 열리나?

입력 | 2021-01-19 15:46   수정 | 2021-01-19 16:04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사람 대신 깃발만 가득</strong>

미국 워싱턴DC 중심부에 자리잡은 ′내셔널 몰′(National Mall). 연방의사당과 링컨기념관, 그리고 백악관 사이에 위치한 이 공원엔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수십만 명이 모여 새 대통령 탄생을 지켜봤는데요.

이번엔 사람대신 깃발 19만 1천 5백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깃발들은 성조기와 50개 주, 기타 미국 영토를 상징한다는데요.

축구장 152개 면적의 넓은 공원이 깃발로 가득 차 ′깃발의 들판′이란 이름까지 붙었습니다.
코로나19와 보안 문제로 대중 접근이 금지돼 취임식 준비위원회에서 미국인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대신 꽂은 겁니다.

현지시간 20일 오전 11시 30분 (한국시간 21일 새벽 1시 30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이처럼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코로나19와 테러 위협으로 대폭 축소</strong>

가장 큰 변화는 행사 규모입니다.

과거 취임식 때는 준비위원회가 수십만 개의 참석 표를 배부했는데, 올해는 일반인 입장이 금지된 채 1천명만 초대됐습니다.

연단에 앉는 사람도 200명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다른 행사들도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습니다.

예전엔 취임 연설 이후 대통령이 백악관까지 퍼레이드를 하고 밤에는 축하 무도회를 여는 등 각종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모두 취소됐습니다.
대신 미국 전역을 화상으로 연결해 대통령이 시민들과 온라인으로 만나고, 취임식 날 밤에는 ′축하 콘서트′가 90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배우 톰 행크스가 콘서트 사회를 보고 존 레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 조비 등이 출연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경비 강화…사실상 ′전투지역′</strong>

경비도 강화돼 ′전투 지역′을 방불케하는 철통 경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태가 일어난 데다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백악관과 취임식 장소인 연방 의사당 주변 도로는 폐쇄됐고 주요 장소는 철제 펜스로 둘러싸이는 등 워싱턴DC 시내는 상당 구역이 봉쇄됐습니다.

의회 주변 명소인 내셔널 몰은 대부분 폐쇄됐고 많은 기념물과 건물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내셔널 몰 인근 지역도 허가된 사람·차량만 제한적으로 이동하는 등 극도로 통제되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테러 우려에 주 방위군 2만5천명 투입</strong>

주 방위군도 2만 5천명 투입됐습니다.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보다 2배 이상 많은 병력입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취임식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워싱턴DC 인근의 열차 운행도 이미 일부 중단됐습니다.

의사당 인근 보안 검색대에서 총기를 소지한 남성이 체포되는 등 취임식과 관련해 현재까지 7건의 체포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또 워싱턴에서 의심스러운 소포 3건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취임식을 이틀 앞둔 현지시간 18일 오전에는 리허설 도중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방의사당이 일시 봉쇄되고 사람들이 대피하기도 했는데요. 노숙자 텐트에서 불이 난 해프닝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수로 일어난 작은 불 하나로 워싱턴이 발칵 뒤집힐 정도니 보안 당국의 경계가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바이든, 1월 20일 낮 12시부터 대통령 신분</strong>

통상 당선인은 오전 11시를 조금 넘겨 취임식장에 도착하고, 11시 30분에 행사가 시작됩니다.

개회사와 미국 국가 제창, 기도 순서로 이어지는데요.

가수 ′레이디 가가′가 미국 국가를 부를 예정이라고 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연방대법관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뒤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대법원장에게 취임선서를 하게 됩니다.

선서는 낮 12시 직전에 이뤄지는데요.

미국 헌법상 새 대통령의 임기가 1월 20일 정오에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취임 선서가 끝나고 12시가 되면 당선인은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뀝니다.

36년간 상원 의원, 8년간 부통령을 지내며 대통령 취임식에만 10번 넘게 참석한 바이든이 마침내 주인공이 되는 순간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통합 강조하는 취임 연설</strong>

바이든은 제 46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비전과 국정운영 구상을 담은 취임 연설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 그리고 미국민들의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이 연설에 담길 걸로 예상됩니다.

이후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서 무명용사의 무덤에 헌화한뒤 백악관으로 이동해 공식 업무에 들어갑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바이든의 첫 업무는 ′트럼프 정책 뒤집기?′</strong>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10개가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대응책은 물론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바이든은 취임 첫 열흘 간 의회의 입법이 필요없는 수십개의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트럼프와의 차별을 강조하면서 ′바이든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할 걸로 예상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전용기 타고 떠나는 트럼프…″취임식 불참″</strong>

취임식에는 통상 전임자가 참석해 후임자의 당선을 축하하는데요.

하지만 오랜 전통을 깨고 트럼프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취임식 직전 대통령 전용헬기를 타고 메릴랜드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측근, 지인들과 함께 송별행사를 가진 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갈아 타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합니다.

그의 임기 중 마지막 전용기 탑승입니다.

후임 취임식에 불참하고 군 기지에서 ′셀프환송′을 하는 미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이번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여러 면에서 ′최초′의 기록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