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가 ″인종차별의 추악한 얼굴을 안다″면서 증오범죄의 심각성을 거론하고 백인 우월주의의 해체를 촉구했습니다.
그의 연설은 지난 16일 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증오범죄 문제가 집중 재조명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는 내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앞두고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흑인으로서 겪은 개인사를 얘기하며 인종차별 철폐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모든 나라가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국제 협약을 비준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자신은 노예의 후손이라며 증조할머니 메리 토머스는 1865년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본인도 인종차별적인 남부 지역에서 자랐다고 개인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는 ″아이들에게 두려움이 없는 미래, 폭력이 없는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면서 ″이런 미래를 아이들이 물려받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라틴계, 무슬림, 시크교도, 유대인, 이민자에 대한 증오범죄가 최근 3년간 증가했다는 FBI 발표를 언급하면서 ″증오범죄가 지난 10년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이 통계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이 직면했던 괴롭힘과 차별, 폭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면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범죄의 심각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인간을 우열 그룹으로 분류해온, 가장 대표적으로 잘못된 행태가 ′백인 우월주의′라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선시하는 과제에 인종차별 문제를 바로잡고 외국인 혐오증,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차별과 싸운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 위기가 인종과 소수민족 집단에 얼마나 불균형적으로 타격을 입혔는지 알고 있다″면서 긴급지원금 지급 등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단계들을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사회에 있는 고유한 인종차별을 밖으로 드러내고, 차별을 뿌리 뽑고 우리의 근간에 썩은 부분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