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백신 맞으러 미국으로…멕시코·태국서 여행상품 인기

입력 | 2021-05-09 17:23   수정 | 2021-05-09 17:24
코로나 백신을 맞으려고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8일 미국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의 관광업이 코로나 백신을 맞으려고 방문한 외국인들 덕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백신 보유량에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많은 주는 백신을 접종할 때 거주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접종이 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멕시코인들의 미국 방문이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공항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승객은 약 20만7천 명으로, 3월 17만7천 명과 2월 9만5천 명에 비해 대폭 늘었습니다.

지난달 멕시코인들의 미국 행선지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4만1천 명, 댈러스 2만6천 명으로 1, 2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샌안토니오가 뒤를 이었습니다.

멕시코 여행업계는 자국민의 미국 여행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에두아르도 카니아과 멕시코 산업협회장에 따르면 멕시코 여행사들은 지난 3∼4월에 미국행 여행 상품을 17만 명에게 팔았는데 대부분이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멕시코 부유층 입장들은 자국에서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생각할 때 미국행 항공료가 그리 아깝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4%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멕시코에서는 그 비율이 6%에 그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도 백신을 구하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행 백신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행 상품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관광지 방문과 쇼핑을 포함한 10일 일정인데 항공료를 제외한 가격이 2천400 달러, 우리 돈 약 270만 원이나 됩니다.

이밖에 캐나다 트럭 운전사 수백 명은 지난달 미국 북부 노스다코타주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무료로 코로나 백신을 미국에서 맞았습니다.

미국의 일부 주와 도시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 경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6일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오는 6월 1일부터 주요 공항에서 여행객에게 백신을 무료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