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현지시간 17일 칸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프랑스의 팔레 데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
진행자가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에게 오늘 발표할 수상작 중 하나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불어를 잘못 이해한 리 감독이 남우주연상 수상자 대신 이날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의 제목 일부를 언급해버립니다.
진행자를 포함해 주변 다른 심사위원들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여력합니다.
폐막식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대미를 장식해야 하는데, 리 감독이 그만 행사 초반 `티탄`이 황금종려상을 받게 됐다고 발표해버린 것입니다.
일순간 폐막식장은 혼돈에 휩싸였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애초 계획대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시상식 절차를 밟아갔습니다.
마침내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발표할 차례가 다가왔는데요.
자리에서 일어난 리 감독이 ″일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또다시 실수를 저지릅니다.
시상자를 먼저 소개하고 수상작을 발표해야 하는데 시상자가 무대에 올라오기도 전에 우렁찬 목소리로 ″황금종려상은″ 하고 운을 뗀 겁니다.
객석에서는 ″그거 아니야″라는 소리가 나왔고 다른 심사위원들이 리 감독을 말립니다.
급기야 사회자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서 리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하기까지 합니다.
황금종려상 시상을 맡은 미국 배우 샤론 스톤이 무대에 나타나서 짧은 인사말을 끝낸 뒤,
그녀의 손을 잡고 단상으로 걸어간 리 감독은 그제야 샤론 스톤에게 쪽지를 건네면서 ″이 사람은 망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합니다.
샤론 스톤은 리 감독을 바라보며 ″확실해요? 준비됐어요? 지금 하면 되나요?″라고 물은 뒤 ″황금종려상은 티탄!″이라고 외치며 우왕좌왕했던 상황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티탄’은 10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공포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