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태양계 끝에 제9 행성이 있을 것이란 주장은 실체가 포착되지 않아 가설로만 남아 있습니다.
해왕성 궤도 밖에 혜성과 소행성, 얼음덩어리 등의 천체가 황도면에 띠를 이루고 있는 ′카이퍼 벨트′에 작용하는 중력이 제9 행성의 존재를 나타내는 근거로 제시돼 있지만, 천문학자들의 노력에도 아직 관측된 적은 없습니다.
′인버스′를 비롯한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천체물리학 교수 마이클 로완-로빈슨 박사는 38년 전 첫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자료에서 제9 행성 후보를 찾아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정식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arXiv.org)에 공개됐으며,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로완-로빈슨 교수는 1983년 1월에 발사돼 10개월간 관측 활동을 한 1세대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적외선천문위성′(IRAS) 회원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갖고 있어 태양계 끝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10번째 미지의 행성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9 행성 가설이 발전하면서 당시 놓친 자료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38년 전 자료를 다시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IRAS가 포착한 25만여 개의 적외선 광원 중에서 6월과 7월, 9월에 포착된 하늘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광원을 제9 행성 후보로 제시했습니다.
로완-로빈슨은 이 적외선 광원이 은하면에 인접한 곳에서 관측돼 제9 행성이 아니라 집적된 구름에서 나온 원적외선일 가능성이 있으며, 고감도 전천 탐사 망원경 ′판-스타스′(Pan-STARRS)를 통해서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IRAS 관측 자료의 낮은 질을 고려할 때 제9 행성 후보가 진짜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행성 천체력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IRAS 관측 자료를 토대로 제시한 제9 행성 후보가 사실이라면 질량은 지구의 3∼5배에 달하고, 약 225AU(천문단위·1AU=태양∼지구 거리)에서 태양을 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현재 칠레 중부에 건설 중인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가동되면 제9 행성의 존재에 대한 답이 일찍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대형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하고 주 단위로 하늘 전체를 탐사하는 데다 인공지능으로 관측 자료를 걸러내면 이전보다 제9 행성의 존재 여부를 가리는데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는 겁니다.
제9 행성이 확인되면 1846년 해왕성이 발견된 이후 거의 200년 만에 태양계에 새로운 행성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카이퍼 벨트의 천체에 미치는 중력이 제9 행성 존재를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것처럼 해왕성 발견 때도 수학적 계산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천왕성 궤도가 단서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