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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군인대회' 첫 출전에 금메달‥"'할 수 있다' 자신감 가져야"

입력 | 2022-04-19 15:12   수정 | 2022-04-19 15:16
지난 16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투나 임무 중 몸을 다친 군인들의 재활과 화합을 스포츠를 통해 도모한다는 취지로, 2014년 영국의 해리 왕자가 창설한 대회인데요. 2년 주기로 열리는데, 우리나라 선수단은 이번이 첫 출전입니다. 이번 대회엔 17개 나라에서 모두 5백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데요. 우리 선수단은 양궁과 사이클, 육상과 포환, 수영 종목 11명의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출국에 앞서 선수단장인 한태호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복지국장은 ″첫 출전하는 대회이니만큼 참가에 의미가 있으니 대표 선수단 모두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다녀오겠다던 선수단, 대회 3일 차인 18일(현지시간)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대회 첫 금메달은 양궁‥″다쳤다고 해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어″</strong>
양궁의 김강훈 선수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한 김 선수는 네덜란드 헤이그 주이더파크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루마니아의 코조카루 에밀 플로린 선수를 상대로 6대0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전날 4강전에서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 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에 오른 뒤 이룬 성과였습니다. 김 선수는 ″이렇게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영광″이라며 ″긴장도 됐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쐈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올해 서른일곱인 김강훈 선수는 지난 2006년 8월, 강원도 고성에서 군 복무를 하다 총기 오발 사고로 관통상을 입어 척추를 다치게 됐습니다. 군 제대 후 10년간 휠체어 럭비를 해오다 부상 등으로 다른 운동을 찾다가, 양궁으로 전향해 5년째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 참가를 앞두고도 김 선수는 큰 부침을 겪었습니다. 올해 첫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가게 됐지만 대회 1주일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출전이 불발됐고, 이번 대회를 1주일 정도 앞두고선 아버지가 별세하는 슬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첫 출전에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은 김 선수가 직접 전한 메시지는 ′할 수 있다′였습니다. ″몸을 다쳤다고 해도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주어진 다른 일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육상·포환 종목에서도 메달 획득‥7일간의 ′드라마′ 기대</strong>
같은 날 육상과 포환 종목에서도 메달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네덜란드 주이더 파크 내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미터 결승에선 서원배(46세), 이진성(64세) 두 선수가 출전했는데요. 서원배 선수는 16초 3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함께 출전한 이진성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주해 4위라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육상종목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강차수(53세) 선수도 마지막 6차 시기에서 던진 7.09미터의 기록으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날을 끝으로 양궁과 육상 종목 경기를 모두 마친 우리 선수단은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사이클 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의 명칭, ′인빅터스′란 ′지지 않는·정복 당하지 않는′이란 뜻의 라틴어 단어라고 합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 대회 환영사에서 ″여러분의 이야기는 꿈과 희망이고, 여러분이 꿈을 꾸고 있는 이상 우리의 영혼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대회 창설자인 해리 왕자 역시 ″여러분의 행동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증거가 돼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느 스포츠 선수와 마찬가지로, 상이군인 선수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꺾이지 않는 심장′을 지닌 이들일 겁니다. 우리 선수단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최선을 다해 선전하길 마지막까지 손 모아 기원합니다.

**취재·사진: 공동취재단(네덜란드 헤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