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수아

청와대 74년 만에 역사 속으로‥'용산 시대' 개막

입력 | 2022-05-10 09:20   수정 | 2022-05-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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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년 동안 대통령이 일하는 장소는 청와대였습니다.

임기 첫 날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로 장소를 옮겨 일을 시작하는데, 여러 논란을 딛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거듭나는 집무실 이전이 될지, 신수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48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집무실이자 관저인 ′경무대′에 입주했습니다.

2대 윤보선 대통령 때 ′푸른 기와 집′, 지금의 ′청와대′란 이름을 갖게 됐고, 모두 74년동안 12명의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상징이었지만, 구중궁궐로 불릴 만큼 고립돼있고 권위주의적이란 비판도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대선 때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이 나왔지만, 경호와 비용 문제로 무산되곤 했습니다.

[문재인/전 대통령 (2017년 5월 10일)]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당선되고 나선 용산 국방부 건물을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대통령 (3월 20일)]
″(광화문 인근에) 거주하시거나 그 빌딩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이 좀 세밀하게 검토가 안 된 것 같습니다. 광화문 이전이라는 것은 시민들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약 파기와 졸속 추진 논란에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벗어나 국민과 소통하려면 청와대에선 단 하루도 근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3월 20일)]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집중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에는 이례적으로 용산 청사에 신설된 국가위기관리센터의 모습을 공개하며 돌파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은 용산시대를 열며, 용산이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도시로 자리잡아 다른 도시의 발전까지 견인해낼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추진한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실제 소통과 설명이 부족했단 점, 그리고 부처의 연쇄 이동과 대통령 출퇴근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첫 용산대통령의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