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6-07 15:14 수정 | 2022-06-07 15:39
6·1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각종 유세차에서 들려오던 선거운동 소음도 끝났습니다.
이제 창문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소음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112 신고</strong>
지방 선거 때는 대선보다 유세차로 인한 소음에 더 시달립니다.
대선은 후보가 몇 명 되지 않지만 지방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 교육감, 시장, 군수, 구청장, 시·도·군·구의원 등을 한꺼번에 뽑다보니 출마한 후보 숫자도 많고, 이들이 운영하는 유세차도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5월이 들어 날씨도 화창해지고 기온도 올라가 무심코 창문을 열었다가 선거 유세차에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에 황급히 문을 닫은 분들이 많습니다. 아침 저녁 출퇴근 인사 때만 유세차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저녁 9시까지 계속 유세차가 돌아다니면서 선거 연설과 노래를 틀어대다 보니 사무실에 있든 집에 있든 소음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시끄러워 못 살겠다″는 불만이 이어졌고 경찰청에는 유세 소음과 관련해 천 여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확성장치 127dB~150dB‥전투기 소음보다 더 크다</strong>
나만 유세차 소음에 민감한 걸까? 그렇지 않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자동차에 부착한 확성장치는 127dB(데시벨)까지 허용됩니다. 대선과 시·도지사 선거 때는 150dB(데시벨)까지 가능합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7dB은 열차가 지나갈 때 철도변 소음(100dB)이나 자동차 경적소리(110dB), 전투기 이착륙 소리 (120dB)보다도 큰 소음입니다. 150dB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선거 때마다 이 정도 소음을 꾹 참고 살아야만 하는 걸까요?
유권자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유세차는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요?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소음 규제 첫 적용된 선거‥유세차 효과 있나?</strong>
그나마 유세차량에 소음 기준이 적용된 것도 이번 6.1 지방선거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기준도 없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소음규제 기준을 정하지 않은 공직선거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국회가 지난해 말 소음 규제 기준을 넣어서 공직 선거법을 개정한 겁니다.
소음 기준을 정하기는 했는데, 그 기준이 너무 높지 않나요?
도대체 전투기 소음보다 높은 유세차 소음을 유권자들이 견뎌야 한다는 기준은 어디서 온 건가요?
법 개정했던 국회의원들의 설명 좀 듣고 싶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내 돈 내야 한다면 유세차 계속 운영할까?‥세금으로 보전</strong>
환경을 오염시키고 재활용도 쉽지 않은 선거 플래카드를 그만 써야 한다는 지적도 선거가 끝나면 반복되지만 절대 고쳐지지 않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플래카드는 선거비용 보전 대상이고, 이 선거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보자가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전액, 10% 이상 득표하면 절반을 보전받음).
유세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비용 보전대상입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금으로 선거비용 보전이 이뤄지는 거니까 우리 유권자들이 낸 돈으로 유세차 소음을 사서 듣고 있는 셈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유세차 꼭 필요한가? 세금 내는 국민들 논의 필요</strong>
디지털 시대, 모바일 시대에 유세차를 계속 써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세금으로 이 비용을 모두 보전해 주는 것이 맞을까요?
선거비용 보전 대상 항목은 유세차, 확성기, 플래카드, 간판, 선거공보물, 선거운동원 수당, 어깨띠, 방송광고, 신문광고, 방송연설 등 100여 개 정도 됩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선거비용 항목에 어떤 것을 넣고 어떤 것을 빼야 할지, 이 돈을 내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다음 선거 때는 더 이상 이런 기사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