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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모방망이 소환‥정진석 "개소리 치부 만용" 이준석 "내로남불"

입력 | 2022-06-08 20:55   수정 | 2022-06-08 20:55
우크라이나를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당내 최다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 사이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둘러싸고 시작된 설전은 이 대표의 혁신위원회 구상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이어지더니 오늘은 지방선거 공천 논란으로까지 확전됐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어젯밤 SNS에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불리바라는 철퇴를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를 ″가시 달린 육모방망이 비슷한 것″이라고 소개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의 과거 발언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야당 시절인 지난 2017년 5월 당 회의 때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된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고 하는 등 정 의원이 여러 차례 공개 언급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서 ″공천을 원칙대로 한 결과 위험하다던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며 충남 지역 공천 민원 사례를 특정해 언급했습니다.

이는 공천과 관련해 자신을 직격했던 정 의원을 향해 응수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6.1 지방선거 때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정 의원은 충남 공주가 지역구이고 충청권 최다선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정 의원은 즉각 SNS에 글을 올려 ″이 대표는 마치 내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았고 언론들이 나를 의심하게 만들었다″면서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당대표에게 공천 관련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라는 이 대표 발언을 두고도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라고 비난했습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언급한 충남 공천 민원 사례와 관련해선 ″이명수 충남도당위원장이 합당 절차 지연으로 제때 자격시험을 치르지 못한 국민의당 출신 공천신청자들을 배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또다시 SNS를 통해 충남 경선 언급과 관련 ″공천의 총책임자셨던 분이 공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아하기 때문″이라면서 ″사람 언급해서 저격하신 분이 저격당하셨다고 불편해하시면 그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어 ″당의 최다선이자 어른에 정치 선배를 자처하시면서 선제적으로 우리 당내 인사를 몇 분 저격하셨냐″며 ″먼저 때린 다음에 흙탕물 만들고 적반하장 하는 게 상습적 패턴이라 이제 익숙해지려고도 하지만 1년 내내 반복되니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와 정 의원의 기싸움은 3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이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다, 공천 개혁에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직격하며 포문을 열었고, 이 대표도 정 의원을 겨냥해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을 들면 그게 간 보는 거고 기회주의″라며 몰아붙였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2년 뒤 총선의 공천을 좌지우지할 차기 당대표를 놓고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 사이에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