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지난 한 해 수리비로 기체 한 대 값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국방위 설훈 의원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2019년부터 20년까지 글로벌호크 4대를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들여왔는데 지난해까지 수리비로 2천225억 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글로벌호크 도입 가격이 대당 2천억 원인 걸 감안하면, 도입한 지 1년 만에 기체 1대 값을 수리비로 지출한 셈입니다.
잦은 고장으로 수시로 정비를 하느라 감시 정찰 임무 수행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글로벌호크의 지난해 고장 일수를 보면, 1호기는 31일, 2호기는 28일, 3호기는 35일 그리고 2020년 9월 마지막으로 도입된 4호기의 경우는 139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호크의 가동률은 2021년은 50%, 올해는 8월까지 62%에 그쳐, 국방부 훈령에 명시된 목표가동률 70%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장은 주로 데이터링크 계통 신호처리장치, 지상체와 영상레이더 신호 연결, 피아식별장치 작동 불량, 지상체로 영상정보와 이미지 전송 불량 등 정찰 임무의 핵심 기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설훈 의원은 ″대당 2천억 원을 들여 도입했는데 운영유지비가 한 대 값에 달한다″며 ″1년도 안 돼 핵심부품에서 고장이 발생해 가동률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군은 이에 대해 ″2022년 현재 가동률은 75%로 임무수행에 지장 없으며, 운영유지비 절감을 위해 자체 정비능력 확대 등 제작사 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으며, 작전 반경은 3000㎞에 달해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감시 정찰 능력 고도화를 위해 도입된 글로벌호크는 우리 군의 ′킬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