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옛 국군기무사령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보수단체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문건을 작성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6년 12월 5일 작성된 ′안보·보수 단체 활동 강화 추진′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고, 이를 기무사가 작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기무사 정보융합실이 작성해 청와대 부속실에 직접 보고된 이 문건에는 국내 보수단체의 갯수와 소속 인원 등의 현황과 활동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이 문건에는 ″보수단체의 활동이 시국 상황 영향으로 활동이 위축됐다″며 ″예비역 단체를 대표하는 재향군인위회가 내부 사정으로 활동이 저조한 실정″이라고 분석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어 기무사는 안보·보수단체 활동 강화를 위한 노력 지속, 재향군인회 조기 정상화를 위한 지원활동을 강화해 적극적인 활동 전개 유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당시 청와대에 ′주요·안보 보수단체 단체장 격려전화나 간담회 개최′를 조치 의견으로 건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인권센터는 ″기무사가 이들 단체를 사주해 박근혜 퇴진 반대 시위를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라며 이를 군의 정치개입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 보수단체들이 결집해 ′태극기 부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무사가 이 과정에 적극적 역할을 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최근 국방부가 입법 예고한 ′국군방첩사령부령′ 일부개정안이 이런 기무사의 행태를 되살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장이 국군방첩사령부에 정보 수집, 작성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한 개정안 제4조를 근거로 방첩사가 민간인 사찰을 통해 얻어낸 정보를 대통령에게 제공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기무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해 이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