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07 15:52 수정 | 2022-07-07 16:06
<b style=″font-family:none;″>초중고생 4명 중 1명..″학업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 생각″</b>
올해 초,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수험생인 고등학생이 투신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 가족, 친구들과도 잘 지냈던 이 학생이 아파트 아래로 몸을 던진 이유를 찾던 경찰은 주변 얘기들로 미뤄 최근 성적이 떨어져 힘들어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쟁에 내몰린 수험생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은 좀처럼 끊이지 않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은 10만 명당 2.5명이었지만, 작년엔 3.6명으로 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학부모 7천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학업성적으로 인해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자존감 갉아먹는 학업 스트레스</b>
응답 학생의 절반이 넘는 51.4%가 경쟁,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답했는데,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높아져 고3 학생의 경우 70% 이상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학업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신감 상실′이 가장 컸고, ′상급학교 입시 부담′,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어서′가 뒤를 이었습니다.
객관적 지표 중 하나일 뿐인 학업성적이 학생 개인의 자아존중감과 자신감까지 떨어뜨리는 것을 나타냅니다.
학생 47.3%는 학업이나 성적 때문에 불안과 우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학년이 높아질수록 우울도도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물건을)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낀 학생은 3분의 1 수준인 29.2%였고, 자살이나 자해까지 생각한 학생은 4명 가운데 1명꼴인 25.9%였습니다.
특히 영재특목자사고 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고등학교 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5명인 것을 감안하면 한 반에 6-7명이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자녀가 아프면 부모도 아파″</b>
자녀가 아프면 부모도 아픕니다. 자녀들이 느끼는 고통은 고스란히 부모에게도 전해졌습니다.
학부모 응답자 3분의 2가 자녀의 학업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영재특목자사고 학부모 비율이 75%로, 고통을 느끼는 학생의 비율과 거의 같았습니다.
학부모는 이미 경쟁 교육의 당사자가 된 셈입니다.
고통받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학부모가 ′자녀 성적에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사교육비 지출 부담′을 꼽았습니다.
사교육비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니, 초·중학생은 ′20만 원~50만 원′, 고등학생은 ′50만 원~100만 원′, 영재특목자사고 학생은 ′100만 원 이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개인 감내 안돼‥국가가 나서야″</b>
응답 학생, 학부모 10명 가운데 8명은 경쟁이 난무하는 입시로 인한 고통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학업 스트레스′를 개인이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고통,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대학 서열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사교육 필요 없는 교육′, ′시험 성적으로 차별하지 않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청소년 학생들의 우울감과 극단적 선택이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도 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학교, 가정, 국가가 같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