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11 22:30 수정 | 2022-10-12 11:35
<b>- <범학계 국민검증단>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의 일부 내용은 개인 블로그와 신문사의 기사, 통신 판매업 신고업체 홈페이지 등에서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고 밝혀
- 지난 10월 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장에서 등장한 김건희 여사의 새로운 논문 두 편, 또다시 불거진 표절 의혹 논란</b>
11일 밤 PD수첩 <논문저자 김건희>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과 그동안의 이력을 취재했다. 김건희 여사의 표절 논문으로 언급된 건 김여사의 석사와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 총 5개. 그중 석사논문을 제외한 나머지 논문들은 2007년 한 해 동안 김여사가 단독 혹은 공동으로 연구해 3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남은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2008년 국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월 1일 국민대학교는 학교와 관련된 김여사의 논문 3편에 대해 ′표절이나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그리고 남은 논문 1편은 검증 불가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민대는 ‘카피킬러’라는 표절 검증 프로그램을 사용, 문제 논문들 표절률이 7%에서 17% 사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4개 교수 학술단체가 모인 <범학계 국민검증단>의 교수들은 카피킬러 프로그램으로 잡아내지 못하는 점집 사이트의 글과 ‘해피캠퍼스’의 리포트 내용, 업체의 사업계획서까지 찾아내 논문의 표절이 심각하다며 상반된 결과를 공개했다.
숙명여대 구연상 교수의 2002년 논문이 김건희 여사 박사학위 논문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검색됐다. TV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한 그는 김여사 논문 2장 1절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여사 논문 내용 일부가 자신의 논문과 동일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짜깁기해 붙여 넣기, 마치 편집 기술을 활용한 것처럼″ 본인의 논문 일부를 3, 4쪽의 분량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6일, <범학계 국민검증단> 일명 ′검증단′은 국민대와 관련한 김여사의 논문 4편 모두를 표절로 판정했다. 이종복 범학계 국민검증단 검증위원은 ″카피킬러에 없는데 읽어보니까 어디선가 가져온 것 같았고, 키워드 검색하니까 상상외로 (비슷한 내용이) 무더기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김여사의 박사논문에는 한 회사의 사업계획서도 포함돼 있었는데, 출처를 표시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국민대는 해당 회사 특허권자가 학위논문 작성에 동의했다는 점을 고려해 연구부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광산 변호사는 “표절은 학계의 정상적인 검증을 방해해 학문 발전의 선순환을 가로막기 때문에 타인이 동의하더라도 표절이 맞다”라고 대법원이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대에서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김여사의 한 논문. 검증단은 해당 논문이 9개의 학위논문과 2개의 학술지 논문 등에서 내용을 복사, 짜깁기해 작성된 것으로 타인의 논문을 거의 통째로 베낀 것으로 판단했다. 유원준 범학계 국민검증단, 경희대 교수는 ″(국민대가) 검증 못 하는 게 아니라 (내용을) 통째로 베꼈기 때문에 차마 표절이 아니라고 할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고 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검증 시효 경과를 이유로 김여사의 논문 본조사를 하지 않자, 김여사의 논문 검증을 촉구하는 졸업생 200여 명이 학교 졸업장을 반납하기로 했다. 김준홍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장은 ″36년 만에 졸업한 동문께서 ′학교가 이렇게 비겁하게 나온다면 이런 학교의 졸업장과 간판은 필요 없다′ 이렇게 메일을 보내실 정도″라고 밝혔다. 학교 앞에서는 대학 측의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며 재학생의 1인 시위도 진행됐다. 그리고 작년 10월 교육부는 국민대에 김여사 논문에 대한 입장 및 조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국민대는 김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재조사에 들어가, 지난 8월 해당 논문들은 표절이 아니라고 공개한 것.
김건희 여사가 박사학위를 받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PD수첩은 과거 논문 심사 상황에 대해 대학 내부 관계자에게 당시 상황을 들어볼 수 있었다. 관계자는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논문 얘기하면 (심사에) 많이 떨어지고 통과를 못 하는데 김명신(김건희 여사)은 너무 쉽게 한 번에 통과했다″라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여사의 박사학위 심사 통과를 두고 대학원 내에서 말이 많았다고 했다. 김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에는 또 다른 의혹이 있었다. 바로 심사위원들의 서명과 도장이 들어가는 인준서. 김여사 논문의 인준서는 심사위원들 서명의 필체가 비슷해 보여 의혹이 컸다. PD수첩은 당시 박사학위 논문 심사위원장인 오승환 국민대 교수를 여러 번의 방문한 끝에 만나 해당 의혹에 관해 물었다. 그는 ″원래 조교가 컴퓨터로 출력하잖아요. 그날 아침 조교가 이름을 깜빡하고 안 쓴 거예요. 네가 좀 이서라도 해서 선생님이 사인만 하게 하자″라며 김건희 여사가 아니었다면 전혀 아무 일 없는 프로세스라고 답했다.
1999년 김건희 여사는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여사의 석사논문은 추상화의 대가 파울 클레의 작품을 연구한 것으로 이 또한 표절 의혹을 받고 있었다. 숙명여대는 이미 김여사의 논문 표절 예비조사를 끝내 놓고 현재까지 본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었다. 숙명여대 동문들은 현수막을 설치하고 재학생과 졸업생 3천여 명의 연대 서명을 통해 김여사 논문 본조사를 촉구하는 뜻을 학교에 알렸다.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에서 김여사의 논문을 자체 검증한 표절률은 48.1%에서 54.9%. PD수첩은 숙명여대에 해당 논문에 대한 본조사 실시 계획을 질문했다, 숙명여대는 연구윤리위원회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며 표절 판정 시 규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다. 당시 상황을 취재하던 윤근혁 오마이뉴스 교육 전문 기자는 ″논문 표절과 허위 경력이 다 연결이 돼 있고, 허위 이력을 한두 개도 아니고 20여 건 이상 제출하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말했다.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모집에 김여사가 제출했다는 지원서. 지원서 내용 중 산업체 경력 사항에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에서 2003년 12월부터 근무한 것으로 적었지만, 해당 회사의 설립일은 2004년 11월 30일. 또 다른 경력인 <한국게임산업협회>와 <대안공간 루프>의 경력도 마찬가지로 설립 이전부터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수원여대 임용 평가기준표를 봤을 때 산업체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재직기간을 늘려 이력서를 제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김여사는 여러 차례 이력서와 매체 인터뷰에서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라고 밝힌 바 있었다. 확인 결과 김여사는 서울대에서는 직장인이 주말에 다니는 경영전문대학원을 다녔는데, 일반 석사과정인 경영대학원과 다른 과정이었다. 이후 이 부분은 교육부 특정감사에서 학력을 달리 기재한 부분으로 지적받았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경찰은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불송치 결정했다.
지난 10월 4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에 관한 대학 총장 등 핵심 증인의 불참석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그리고 서동용 국회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새로운 논문 두 개를 언급하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김건희 여사가 ′한국폴리텍대학′ 겸임교수 시절에 쓴 디지털 관련 논문은 골프 관련 논문에서 설문조사 결과까지 베껴왔다는 것. 또 다른 디자인 논문은 무용공연 논문을 베꼈다고 밝혔는데, 이것마저 부동산 관련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관해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사실 여부를 묻고자, 대통령실에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