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2천년 걸린 에베레스트 빙하 단 25년만에 사라져

입력 | 2022-02-04 11:17   수정 | 2022-02-04 11:17
무려 2천년에 걸려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빙하가 최근 25년 사이에 없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3일 CNN에 따르면 미국 메인대 연구진을 포함한 과학자들과 등반대원들은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했습니다.

빙하가 사라진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됐습니다.

관측 결과 빙원의 일부였던 빙하가 거의 눈처럼 변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1950년대 초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1990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진은 2019년 탐험 당시 10m 길이의 빙상코아, 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을 파내 분석했습니다.

온도와 풍향, 습도를 측정하는 자동기후관측기를 두 곳에 설치해 빙하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내려 했습니다.

탐험대를 이끌었던 폴 마예프스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소장은 ″그 대답은 분명한 `예스`였고 밝혔습니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두 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인류가 조장한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지상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눈 덮인 지표 때문에 유지되는 중요한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에베레스트 일대를 점유한 이래 경험했던 상황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빙하가 사라지면 더는 햇볕을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모의실험 결과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되면 약간의 습도 저하나 강풍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요인들로 인해 해빙이나 증발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용수가 고갈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당장은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