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폭로 번복' 펑솨이 인터뷰, 본심 맞나 "안위 우려 여전"

입력 | 2022-02-08 13:43   수정 | 2022-02-08 13:43
중국 고위 관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자취를 감췄던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최근 서방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성폭행 피해를 번복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 관계자도 함께 자리한 인터뷰에서 과연 펑솨이가 제 목소리를 낸 것이 맞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AP통신은 여전히 펑솨이의 안위와 그간의 경위에 대해 우려와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며 ″인터뷰 형식상 성폭행 폭로와 이후 경위를 파고드는 데 제한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8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펑솨이는 작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자취를 감춰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후 지난 7일 공개된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는 ″어느 누가 나를 어떤 식으로든 성폭행했다고 말한 적 없다″며 ″난 사라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중국올림픽위원회 관계자가 배석해 통역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통신은 레퀴프가 공개한 인터뷰 전반을 톺아보며 펑솨이의 답변이 시원치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인터뷰에서 펑솨이는 ″내 SNS 게시물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더는 그 의미가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왜 이 게시물을 SNS에 삭제했냐는 질문에는 ″내가 원해서 지웠다″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왜 그가 최초 게시물을 작성했는지와 같은 핵심 질문과 답변은 인터뷰 중에 나오지 않았다고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펑솨이는 게시물을 올린 후 중국 당국과 마찰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는 ″모든 개인적 감정과 스포츠, 정치는 명백히 분리되는 세 분야″라면서 ″내 연애 문제, 개인적 삶은 스포츠나 정치와 엮여서는 안 된다″고만 했습니다.

펑솨이의 폭로 후 가장 강경하게 중국 정부를 압박해왔던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인터뷰는 펑솨이의 첫 SNS 게시물에 대한 우려를 줄여주지는 못한다″면서 ″협회는 관련 당국이 나서 성폭행 혐의를 공식 조사하고, 펑솨이를 개인적으로 면담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대변인은 기자회견 중 펑솨이가 인터뷰에서 자유롭게 말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는 ″IOC가 한쪽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에 대한 판단은 IOC의 소관이 아니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IOC는 작년 말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두 차례 영상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그가 안전하다고 세계를 안심시키려 하는 등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