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_영상] 인도네시아 '목에 타이어 낀 악어', 5년여 만에 해방

입력 | 2022-02-09 11:00   수정 | 2022-0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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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악어 목을 조이고 있던 타이어를 톱으로 잘라냅니다.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은 악어가 다시 자유를 되찾은 데 안도하며 기뻐합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5년 넘게 목에 타이어를 끼고 살아 유명해진 악어가 마침내 타이어로부터 해방됐습니다.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중부 술라웨시 팔루강에서 지난 7일 오후 용감한 주민 ′틸리′가 악어의 목에 낀 타이어를 벗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길이 5m 20㎝의 이 바다악어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팔루만과 팔루강의 연결 지점에서 오토바이 폐타이어를 목에 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 악어는 주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지역 명물′로 떠올랐고, 국내외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부술라웨시 천연자원보호국은 2020년 1월 악어 목에 걸린 타이어 제거에 포상금을 내걸었지만, 악어가 워낙 크고 위험해 섣불리 시도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호주의 내셔널 지오그래피 ′몬스터 크록 랭글러′ TV쇼 진행자이자 악어 전문가인 매트 라이트가 2020년 2월 인도네시아로 날아와 타이어 제거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이 악어는 먹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덫을 놓는 방법이 통하지 않았고, 마취총을 사용하면 악어가 완전히 마취되기 전 물에 들어가 익사할 수 있어 시도할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도 목에 타이어를 낀 악어가 잊을 만 하면 모습을 드러내 주민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그러다 지역 주민 틸리가 3주 전부터 악어의 목에서 타이어를 벗겨 보겠다며 대나무에 살아있는 닭과 오리를 묶어 덫을 만든 뒤 작전에 나섰습니다.

틸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겁을 먹어서 혼자 악어를 잡았다″며 ″영리한 악어는 내가 만든 덫을 두 번이나 빠져나갔지만 세 번째에 드디어 성공했다″며 기뻐했습니다.

틸리가 악어를 잡는 데 성공하자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들었습니다.

50여명이 덫에 걸린 악어를 같이 뭍으로 끌어올려 입을 묶은 뒤 틸리가 마침내 타이어를 잘라냈습니다.

천연자원보호국은 ″틸리씨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2016년도부터 이어진 숙제가 이제야 풀렸다″며 ″악어는 며칠간 건강 체크를 받은 뒤 다시 강에 놓아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