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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연
[World Now_영상] 푸틴식 '5m 외교'?‥마크롱 맞이한 긴 탁자
입력 | 2022-02-09 11:15 수정 | 2022-0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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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기둥 세 개가 지탱하는 5m짜리 긴 탁자를 사이에 놓고 러시아와 프랑스 정상이 마주 보고 섰습니다.
거대한 탁자 위에는 꽃바구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현지시간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날로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원활한 대화가 가능할지 의문스러운 거리에서 두 정상은 무려 5시간 동안 양자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회담 이후 긴 탁자를 사이에 둔 이들의 모습이 공개되며 소셜미디어에서 다양한 풍자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신냉전식 대치를 형상화한 듯한 테이블 구도가 인상적으로 평가된 겁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회담 모습을 해설한 8일 자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모종의 전략적 의도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 수위로 고조된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을 제압하려고 짐짓 권력을 과시했다는 게 가디언은 관측입니다.
또 가디언은 상대방한테 모욕감을 줄 수도 있는 물리적인 구도라고 장면을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화려한 가구나 소품으로 자신의 권력을 과장해 오곤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만리장성 그림 앞에서 화상 회담을 진행했고, 과거 리비아를 42년간 통치했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현란한 대형 텐트 안에서 다른 지도자들을 독대하곤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긴 탁자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 단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사용됐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팬데믹 전 크렘린궁에서는 여럿이 비슷한 탁자에 앉았지만, 요즘 푸틴 대통령은 이 5m짜리 탁자에서 외국 고위인사와 일대일 회담을 연다는 것입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은 코로나19 방역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에도 뚜렷한 예외는 있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려고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과 카메라 앞에서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거칠어진 공세에 따라 강화되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 관계를 대변하는 장면으로 해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