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2-22 09:06 수정 | 2022-02-22 09:0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지시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를 위해 미·러 정상 회담을 주선한 뒤 결정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하는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습니다.
AP통신은 실제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지는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고 보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결정은 돈바스 지역에서 지난 17일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고,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군사력을 증강해 전쟁 위기가 고조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제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돈바스 지역의 두 공화국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습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두 공화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도 러시아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EU 차원의 제재를 논의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
무력충돌이 잦아진 돈바스 지역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이지만 러시아가 이 지역에 군을 실제 파견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 충돌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양국의 군사 충돌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사상하게 되면 러시아가 전면 침공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돈바스 지역에 속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공화국 수립을 선포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이들 공화국을 승인하지 않은 만큼 돈바스 지역은 엄연히 우크라이나의 영토입니다.
두 공화국은 독립 선포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이어왔습니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으로 지금까지 양 진영에서 1만4천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유엔은 추산합니다.
양측의 대규모 교전은 지난 2015년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회담 뒤 체결된 평화협정인 `민스크 협정`으로 중단됐으나 이후로도 교전이 이후로도 산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