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유엔 총장 방문직후 우크라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 "유엔 욕보이려는 것"

입력 | 2022-04-29 10:23   수정 | 2022-04-29 10:24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가운데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28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인 오후 8시쯤 키이우 시내 북서부의 셰우첸코우스키 지구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키이우 시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당시 시 당국은 이로 인해 두 군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한 곳은 25층짜리 주거용 건물로, 1·2층의 일부가 파괴되고 최소 10명이 다친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는 한 시간가량 후인 오전 9시25분쯤 화재를 진압했으며,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측은 기자들에게 총장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이 일정을 사전에 공지하고 방문했음에도 러시아가 키이우를 직접 타격하자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들은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의 회담이 끝나자마자 키이우로 러시아의 미사일이 날아왔다. 다섯 발이었다. 러시아 지도부가 유엔과 이 기구가 대표하는 모든 것을 욕보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도 ″이 극악무도한 만행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 세계를 대하는 자신들의 태도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도 트위터에 ″러시아의 이런 공격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적절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곧 세계 안보에 대한 공격″이라고 썼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상세 정황과 함께 발사된 미사일 종류 등을 분석 중이라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키이우 외 서부 폴론네, 북부 체르니히우, 중부 파스티우, 남부 자포리자등 우크라이나 전국 곳곳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자포리자 시 당국은 러시아의 로켓포 공격으로 11세 소년을 포함해 최소 3명이 다쳤다며 시 주거지역이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 최대 물류항인 남부 오데사 시 당국도 러시아가 도시를 향해 미사일을 쐈다며 방공 시스템이 이를 요격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