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우크라 전쟁범죄 첫 재판 "민간인 사살한 러 20대 하사"

입력 | 2022-05-13 09:46   수정 | 2022-05-13 09:55
러시아군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80일 가까이 되도록 민간인 살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1만건 이상 보고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전범 피의자로 법정에 넘겨진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쟁범죄를 자행한 혐의로 구속된 러시아 육군 칸테미로프스카야 전차사단의 지휘관인 21살 바딤 쉬시마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방법원에서 현지시간 13일 첫 재판을 받는다고 12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기소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현지 사법당국이 전쟁범죄 피의자를 법정에 세운 첫 사례입니다.

하사 계급인 쉬시마린은 개전 초기인 지난 2월28일 교전 지역이던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민간인을 소총으로 사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그는 소속 사단의 차량을 호송하던 부대가 우크라이나 전투기의 공습을 받자 부하 군인 4명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던 중 자전거를 탄 채 휴대전화로 통화하던 62세의 민간인 남성을 보고 AK-74 소총을 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무장 상태였던 민간인이 우크라이나군에게 러시아군이 있는 장소를 알리지 못하게 하려고 범행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검찰은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 측은 자국 비밀정보국에 소속된 검사와 수사관들이 쉬시마린이 교전 수칙을 어긴 채 계획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으며 쉬시마린은 징역 10∼15년 내지 최고 무기징역의 처벌에 직면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쉬시마린의 재판과 별도로 2건의 전쟁범죄 재판이 수일 내에 열릴 것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이 재판 중에는 민간인 살인과 성폭행 혐의를 받는 러시아군 미카일 로마노프의 사건도 있는데, 로마노프는 3월에 브로바리 지역 마을의 집에 침입해서 남성을 살해하고 부인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데 이어 어린아이들까지 위협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소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피고인 출석 없이 이뤄지는 궐석재판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개전 이후 조사 대상으로 삼은 러시아군의 전쟁범죄가 1만1천건을 넘어섰다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