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i>″대부분의 소비자는 가격이 오른 것을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에 이는 일종의 교활한 방법으로 가격인상을 떠넘기는 것입니다″ -에드가 드워스키 (소비자단체 활동가)</i>
미국에서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물가가 상승하자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이는 꼼수를 부리는 기업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소비자를 대변하는 활동가 에드가 드워스키 씨가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인플레이션 물결의 한복판에 있다″며 ″이는 더 많은 제조업체가 더 많은 제품을 축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페이퍼 타올은 구제품에는 한 롤에 116장이 들어 있었지만 새 제품은 110장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용량줄이기는 과자, 사탕, 시리얼, 종이제품, 음료수 등 전 제품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세탁세제는 75온스에서 67.5온스로 용량을 줄였고 게토레이병은 32온스에서 28온스로 작아졌지만 육안으로 봐서는 구분이 힘듭니다.
요구르트, 옥수수 칩까지,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낮추지 않고 조용히 포장 크기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것만이 아닙니다.
영국에서도 네슬레는 커피통조림을 100그램에서 90그램으로 줄였습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가리켜 ′슈링크 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로,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전반적·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상승이 계속되면서 이런 슈링크 플레이션도 가속화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슈링크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재료비, 포장비, 인건비 및 운송비 상승과 씨름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소비자의 거부감을 높이지 않기 위해 가격 대신 슬그머니 용량을 줄이는 일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