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05 15:52 수정 | 2022-08-05 16:17
정재호 신임 주중 대사가 중국 주재 한국 기업들에게 지정학적 위험을 감안해 중국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중 한국 대사관과 베이징 한인상회에 따르면 정 대사는 어제 오후 대사관에서 열린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연합체인 베이징 한인 상회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 두 푼이 아니지 않느냐. 투자는 5년, 10년 계속해야 하니까 예전 보다 훨씬 더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담회에는 삼성과 SK, 현대차, 포스코, CJ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주요 대기업 현지 책임자들이 대부분 참석했습니다.
신임 대사가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 가입 문제를 놓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거 사드 사태 때처럼 한중 관계 악화에 따라 국내 기업에 대한 경제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편 주중 한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사드 3불 정책′이 중국과의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드 3불 정책′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도 ′사드3불 정책′은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했다″며 ″우리가 반드시 챙겨야 할 옛 장부가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는 상호 신뢰에 기반한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지난 5년간 한중관계에서 한국은 충분히 존중받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지난달 27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새 관리는 과거의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며 ″이웃나라의 안보와 관련한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국은 계속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사드 3불 정책′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