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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26년 혼자 산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아마존 원주민 사망

입력 | 2022-08-30 11:15   수정 | 2022-08-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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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깊숙한 정글에서 벌거벗은 한 남성이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볼리비아의 접경 지대인 혼도니아주의 타나루 원주민 지역에 사는 종족의 마지막 구성원입니다.

다른 원주민이 모두 숨진 뒤에도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끊고 26년간 정글에서 혼자 생활하던 이 남성이 결국 숨졌습니다.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부족원이 지난 23일 순찰 중이던 공무원에게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발견 당시 그는 자신의 밀짚 오두막 해먹 위에서 마코 앵무새 깃털을 덮은 채 누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것은 발견되기 40일에서 50일 전으로 추정되는데, 오두막에 침입 흔적이나 외상이 없었던 점에 미뤄 자연사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원주민의 대략적인 나이는 예순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한 원주민 전문가는 이 원주민이 깃털을 덮고 누워있었던 것과 관련해 ″그가 죽음을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 또는 동물을 잡기 전 구덩이에 몸을 숨기는 습관 때문에 `구덩이 남`이라고 불렸습니다.

그의 종족 대부분은 1970년대 땅을 개간해 확장하려는 개발업자나 목축업자들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남아있던 6명도 1995년에 불법 광산업자들의 공격으로 숨진 뒤 이 남성 혼자만 남게 됐습니다.

그는 원주민 보호를 위해 접근하는 정부 관계자를 피해 끊임없이 도망쳤는데, 곳곳에 그가 만든 오두막집만 모두 53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단 측은 가끔 필수품을 근처에 두고 먼거리에서 이 남성의 생활 모습을 살폈는데, 오두막 근처에 다른 사람이 오가는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전 그는 옥수수와 파파야를 경작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당국은 이 원주민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결정했습니다.

< 영상 출처: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 ′FUN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