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영국, 주4일제 실험 석 달 지나보니? 열에 아홉 '좋다'

세계박소희

<실험 참가 3천여 명 88% ″주 4일제 잘 돌아간다″>
영국에서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약 석 달째 진행 중인 가운데 참가자의 90% 가까이 긍정적 평가를 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현지시간 20일 보도했습니다.

은행과 투자 회사, 병원, 음식점 등 영국 내 70여 개 기업은 6월부터 12월까지 봉급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에 들어갔는데 업종 종사자 3천300명 이상이 실험에 참여 중입니다.

실험 중반에 접어든 지금 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88%가 주 4일제가 잘 돌아간다고 답했고, 12월 이후에도 이 제도 유지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86%나 됐습니다.

근무 일수 단축이 매우 순조롭게 이뤄졌으면 1점, 순조롭지 못했으면 5점으로 매겨 평가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1점이나 2점으로 답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업들은 ″업무 생산성 유의미하게 올랐다″ 15% 그쳐> 
반면 실험 기간 업무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올랐다고 응답한 기업은 15％에 그쳤습니다.

34％는 생산성이 약간 올랐다고 평가했고 46％는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타임스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긍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잉글랜드 리즈 지역의 한 마케팅 기업 대표 클레어 대니얼스는 처음에는 주 4일제에 회의적이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를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 4일 근무제에 맞춰 미팅이나 출장 등 한 주의 20%를 차지했던 불필요한 업무를 줄였고 이를 통해 직원이 더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대니얼스는 실험 초기 몇 달 동안 매출도 이전 대비 44% 올랐다며 12월 이후에도 주 4일제를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 절약 운동을 펼치는 영국의 한 비영리단체 상무이사 니시 러셀도 실험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 4일 근무제가 잘 자리 잡았고 생산성도 올라갔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 ″긍정적 피드백 매우 고무적″>
이 같은 피드백에 실험을 기획한 비영리단체 `주 4일제 글로벌`과 싱크탱크 ′오토노미′, 옥스퍼드·캠브리지·보스턴 대학 연구진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오토노미의 공동 대표 카일 루이스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번 실험을 통해 다른 기업의 주 4일제 도입을 고려하게 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 4일제 글로벌의 조 오커너 최고 운영자도 영국 기업이 이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미래의 업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진은 주 4일제가 생산성과 성평등, 근무 환경과 직원 복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며, 기업들은 11월 말에 주 4일제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