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효정
이탈리아에서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무솔리니가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지 100년 만에 극우 총리가 탄생했습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고 그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습니다.
우고 잠페티 대통령실 실장은 ″조르자 멜로니가 정부 구성 권한 위임을 수락하고 장관 명단을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장관 24명과 함께 현지시간 22일 오전 10시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를 합니다.
멜로니 총리가 이끌 새 내각은 다음 주 상원과 하원의 신임투표를 거친 뒤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멜로니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우파 연합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이라 반란표가 나오지 않는 한 신임투표 통과가 유력합니다.
이탈리아는 내각제 국가지만 총리를 지명할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0일부터 이틀간 상·하원 의장, 각 정파 지도자들과 차례로 면담한 끝에 멜로니를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중도 좌파 진영에선 극우 성향의 멜로니가 총리에 지명될 경우 낙태권이 축소되고, 성소수자의 인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파 연합은 만장일치로 멜로니를 총리로 추대했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연합의 뜻에 따라 멜로니를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멜로니는 ′강한 이탈리아′를 기치로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반유럽통합 등을 설파하며 입지를 다져온 극우 정치인입니다.
그가 이끈 우파 연합은 코로나19 봉쇄, 인플레이션, 에너지 위기, 저성장 등으로 야기된 불만과 불안 심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총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멜로니가 2012년 창당하고 2014년부터 대표직을 맡은 이탈리아형제들은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의 후신 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