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3 19:45 수정 | 2023-11-03 19:48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서울시 김포구 다음은 공매도?</strong>
″저희가 이번에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합니다.″
오늘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중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보낸 문자가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수신인은 같은 당 장동혁 의원.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할 거란 전망이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 나오던 상황이라 이 문자는 파장을 낳았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이르면 다음 주 전면 금지″ vs ″확정된 바 없다″</strong>
문자 내용이 사진으로 공개된 뒤 정부·여당이 ′한시적으로′ 공매도 전면금지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에 전면 금지를 발표할 가능성 있다고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됐습니다.
다음 주에 발표될 수 있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리자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전면 금지 추진은 확정된 바 없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며 즉각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문자 내용이 공개된 송언석 의원도 ″모 언론사가 공매도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참고하라″는 차원으로 장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을 뿐이라 해명했습니다. 장 의원이 대변인이어서 기자들의 관심사를 미리 알면 도움이 될거란 판단에 문자를 보냈다는 설명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공매도 제도 개선엔 공감대…실제로 중단될까?</strong>
하지만 실제로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에서 공매도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움직임이 있기에 해명만 듣고 넘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는 이슈인 거죠.
마침 ′공매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넘겨져 정부와 국회가 논의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불법 공매도는 주가조작에 준해 처벌해야 한다”, “주가하락이 과도하면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공매도 서킷 브레이크가 대선 공약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지요.
대통령실과 정부·여당도 비공개적으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 공매도는 근절해야 한다.′ 까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이 공감대 위에 여당과 대통령실 일각에선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해집니다.
경제적 파장을 고려하는 금융당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한국이 명확한 이유 없이 공매도를 금지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고, 투자자들이 투자 비중을 축소하면 한국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한 건 딱 3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19발 증시 급락 당시였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여론 살피며 이슈화…총선 전 뜨거운 감자 되나?</strong>
문자를 찍힌 여당 의원은 기자의 질문을 전달했을 뿐이라 했고, 금융당국도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까지 공매도 문제는 계속 도마에 오를 전망입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여당은 최근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를 던진 뒤 ′이슈를 이끌고 있다.′ 자평하고 있는데요. 주민투표를 통한 의견 수렴, 관계 부처·지방자치단체들 간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지만 ′서울시 김포구′는 분명 최근 여의도에서 가장 뜨거운 소재입니다.
이를 경험한 여권은 공매도 중단 역시 여당이 여론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소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해 드렸듯이 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정부·대통령실보단 여당이 서서히 공론화하며 반응을 살피겠다는 전략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국내 표심과 해외 투자자 사이 적정한 지점 찾기</strong>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공매도 제한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공매도 한시 금지를 검토한 바가 있습니다. 최근 부쩍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기조인데 다시 제기된 한시적 금지 방안에도 부정적이지 않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개미투자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고, 최근 국내 주가가 내림세인 만큼 단기적으로 호응이 있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비중을 축소하거나 시장에서 왜곡현상이 일어나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될까요?
총선을 앞두고 국내 표심을 잡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들의 발길을 붙잡아 놓고, 대외 경제여건이 안 좋은 가운데 주식시장도 안정시켜야 하니 적정한 지점 찾기가 쉬워 보이진 않습니다. 일단 화두가 던져졌으니 정부·여당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공매도 금지안을 구체화할 전망입니다. 방향을 결정짓는데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건 아마도 여론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