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22 09:22 수정 | 2023-11-22 09:31
한영 수교 140년을 맞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새벽 버킹엄 궁에서 왕실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만찬사를 시작한 찰스 3세 국왕은 ″한국 국민들은 참담한 상황을 딛고 일어나 기적을 이뤘다″며 ″냉장고와 평판 스크린,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기술 창조 분야에서 전형적인 본보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비틀스의 렛잇비가 있다면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며 ″한영 양국의 문화는 소프트 파워를 초강력 파워로 바꾸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것 같다″고 양국 문화를 추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세종대왕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한글의 우수성을 둘러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140년 동안 한영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자고 제안한 찰스 3세 국왕은 윤동주 시인의 시 ′바람이 불어′ 중 일부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i>″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i>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는 것은 윤동주 시인이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시를 인용한 겁니다.
뒤이어 만찬사를 한 윤석열 대통령도 ″찰스 3세 국왕이 즉위한 이후 영국이 힘차게 도약하고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며 찰스 국왕을 추어올렸습니다.
또 ″한국전에 참전했던 영국 장병의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문화적으로 융성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정치시스템을 세계최초로 고안해 선도했다″고 덕담했습니다.
만찬사 끝에 윤 대통령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정형시) 104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i>″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
(나의 친구, 영국이여, 당신은 절대 늙지 않으리)</i>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이 각각 상대국에서 존경받는 시인의 글을 인용해 존중감을 나타낸 걸로 이해됩니다.
한편 오늘 만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한국 측 수행원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이 참석했습니다.
또 영국 왕실이 초청한 각계 주요인사들을 포함해 180여 명이 만찬에 참석했는데, 인기 K-POP 그룹인 블랙핑크 멤버 4명과 ′영국남자′라는 유튜브 채널로 유명한 올리버 켄달 등도 포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