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승규

'상관이 접대 강요' 여경 실명 공개‥"회유와 보복 당했습니다"

입력 | 2023-07-13 16:08   수정 | 2023-07-13 17:5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지난 4월 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장이 부하인 여성 경관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회장님 호출이십니다. 잠깐 왔다가셔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파출소장은 전화까지 걸어 우리 회장님이 승진시켜준다고 했다며 80대 지역 유지와의 만남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박인아 경위가 오늘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신의 실명을 밝히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박인아 경위/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
(진행자: 저희가 이름은 안 밝히려고 했는데 밝혀도 된다고 지금 하셨어요. 이름까지 공개하시면서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가 뭘까요?)
″아직 두렵고 무섭기도 하지만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실명 거론하고 인터뷰에 응할 결심을 했습니다.″

박 경위는 피해를 입은 뒤 이 사실을 성동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파출소장은 ′직권경고′ 처분만 받았습니다.

직권경고는 징계사유에 이르지 않는 경미한 사안에 주어지는 가벼운 처분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습니다.

그 사이 문제의 파출소장은 오히려 박 경위에게 보복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박인아 경위/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
(진행자: 그런데 경위님이 갑질 신고한 다음에 이 파출소 소장이 오히려 다른 직원들에게 경위님의 근태나 복장 불량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했고 파출소 CCTV까지 돌려봤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이런 일이 정말로 있었습니까?)
″저는 파출소의 내부 직원이 제가 병가를 가 있는 동안 아무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서 제보를 받았고요. 거기에 대한 진술과 CCTV 자료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협조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과가 지금 경고로 나온 거잖아요.)
″경고로 나왔고요. 오히려 저한테 출석을 하라고 결과를 알려주지도 않고 저한테 오히려 감찰조사 받으러 오라고 전화가 왔었거든요.″

박 경위는 경찰청에 이의를 제기하자 회유 시도가 있었다고도 폭로했습니다.

[박인아 경위/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
″서울경찰청에서는 더 이상 제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절차가 없잖아요. 그래서 경찰청, 본청에다가 경찰청장님 계신 곳에다가 제가 마지막으로 이의신청을 했는데 회유의 시도가 있었고요. 저도 똑같은, 우리 소장님이 받은 똑같은 징계에서 멈춰줄 테니까 앞으로 경찰 생활을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회유도 받았습니다.″

경찰은 박 경위가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자 문제의 소장을 다른 보직으로 발령냈지만 박 경위의 상위 부서에 있어 다시 마주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