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지수F

"화장실 다녀왔어요" 하더니 '흘깃'‥수상한 수험생 주머니에서‥

입력 | 2023-08-03 12:21   수정 | 2023-08-0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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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 마포의 한 토익 시험장.

듣기평가가 끝난 시각, 4번 고사장에서 한 남성이 나옵니다.

화장실로 향한 남성은 잠시 후 남은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시험장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후 감독관의 눈에 뭔가를 흘깃거리며 문제를 푸는 남성의 행동이 포착됐습니다.

추궁 끝에 남성에게서 쪽지 두 장이 발견됐는데 당일 시험의 답안지가 적힌, 이른바 컨닝페이퍼였습니다.

듣기평가가 끝나면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점을 노려 브로커와 짜고 답안지를 직접 또는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받은 겁니다.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면 LC와 RC, 즉 듣기와 읽기답지 구별을 주의하라는 당부까지 돼 있습니다.

남성에게 답안지를 건넨 브로커는 국내 유명 어학원 강사 출신인 29살 A씨.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1년 3개월 동안 토익과 텝스 등 영어시험장에서 23회에 걸쳐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의뢰자와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뒤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전송하거나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숨겨두는 식이었습니다.

SNS광고를 통해 의뢰자를 모집했고, 건당 수수료는 최소 3백만 원에서 많게는 5백만 원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A씨는 도박자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씨와 의뢰자 등 20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해 오늘 송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