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내말에 토토토‥토달면 배신이야" '넘버3' 불사파가 강남 갤러리에?

입력 | 2023-09-27 17:14   수정 | 2023-09-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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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반바지에 파란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소파에 앉아 있는 여성 A씨를 위협하더니 오른손으로 머리를 때립니다.

A씨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벌어진 일인데 남성 일당은 폭행과 협박 끝에 3천9백만 원짜리 그림 세 점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번엔 허름한 사무실 지하로 들어서자 캄캄한 방 한구석에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남성 일당은 이곳에 A씨를 감금해 협박하고 휴대전화에 위치 공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최근까지 모두 600여 차례 연락하며 괴롭힘을 이어갔습니다.

[협박 녹취(음성변조)]
″넌 여기선 안 죽어. 네 손 여기서는 안 잘려 걱정하지 마. 묻지 마 칼부림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대구에서 잡혔다 그러데? 어디서나 해도 돼 이제. 그 미친놈이 어디나 있어서…″

이 남성은 투자업체 대표인 30살 유 모 씨.

유 씨는 지난봄, 이우환 화백의 작품 4점과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1점에 모두 28억 원을 투자하면서 이를 42억 원으로 불려 돌려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마음대로 이자를 정해 모두 87억 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엔 이자 명목으로 3천4백만 원을 뜯어갔고, 지난 13일엔 A씨 남편의 직장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해 2억 1천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 씨가 협박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들까지 동원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건장한 조직원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이른바 ′굴신경례′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유 씨가 1983년생 동갑내기끼리 모인 이른바 ′불사파′ 조직원들을 3명 동원했으며, 이들은 이른바 MZ 조폭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불사파′는 영화 ′넘버3′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했던 조직 이름을 따왔는데, 조직원들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강남 고급 아파트에 살며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밖에도 범행에 가담한 중국동포 3명 등 유 씨를 포함한 9명을 모두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중국동포 폭력배들은 차량에서 내리면서 흉기를 소지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차량을 압수하자 칼 등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MZ 조폭은 계파를 뛰어넘어 또래끼리 모이는 특성이 있다″며 ″불사파 조직원들이 이권에 개입한 다른 범행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화면 제공 : 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