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박소희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기업에서 받아야 할 구상금이 20억 원이 넘지만, 이들 중 한 기업에 7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보면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지급한 유족 및 장애연금과 관련해 10곳의 가해 기업으로부터 23억 500만 원의 구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라 발생한 장애와 유족연금에 대해 연금을 우선 지급하고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구상금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체 구상액을 기업별로 나눠보면 옥시레킷벤키저가 전체 금액의 64%로 가장 많았고, 애경산업이 17%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상금을 납부해야 하는 기한인 올해 6월까지 납부된 금액은 고지액의 5.1% 수준인 1억 2천500만 원뿐이었습니다.
가해 기업이 구상금을 내지 않자 국민연금공단은 옥시레킷벤키저 본사를 포함해 3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단은 올해 7월 현재 옥시레킷벤키저에 700억 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영주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지고 12년이 지났는데도 가해 기업들은 여전히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연금은 가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가해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투자 제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도 옥시레킷벤키저에 투자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공단이 `죄악주`라 불리는 술, 담배, 도박 업종에도 국내 1조 4천78억 원, 해외 33억 6천381만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태현 공단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ESG 즉 기업의 환경과 사회적 책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투자를 어떻게 할지 숙제로 남아있다″며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