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곽승규

"요새 왜 이렇게 자꾸 까먹지?"‥'건망증' 수술하다 "누구냐 넌"

입력 | 2023-08-29 11:33   수정 | 2023-08-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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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사는 60대 여성이 병원을 찾은 건 2년 전이었습니다.

첫 증상은 복통과 설사, 발열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건망증과 우울증 증상으로 번졌고 자기공명영상장치, MRI 촬영 검사 결과 뇌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던 의료진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환자의 뇌에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벌레가 발견된 건데, 8cm 길이의 기생충이었습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는 이 기생충을 ′오피다스카리스 로베르시′라는 회충으로 확인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습니다.

이 회충은 주로 비단뱀의 체내에서 발견되는데 사람 몸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떻게 사람 뇌 속에 들어간 걸까?

현지 의사와 과학자들은 환자가 비단뱀이 주로 거주하는 호수 근처에 살았고, 그가 요리에 쓰기 위해 호숫가의 풀들을 채집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비단뱀이 대변을 통해 기생충을 풀밭에 흘렸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 환자가 풀을 채집하고 이를 이용해 음식을 해먹는 과정에서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는 ″이 기생충이 사람 사이에서는 전염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뱀과 기생충은 어디든 있는 만큼 수년 내 다른 나라에서 사례가 확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례는 신종 감염병을 다루는 9월호 학술지에 게재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