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PD수첩팀

[PD수첩] 위기의 지식산업센터, 유령 건물과 공실 지옥

입력 | 2024-01-30 21:50   수정 | 2024-01-30 21:50
30일 밤 PD수첩 <PF 폭탄과 공실 지옥 – 위기의 지식산업센터>에서는 지식산업센터의 현실을 집중 취재했다. 한때 ′황금 달걀을 낳는 투자처′로 알려진 지식산업센터는 분양만 하면 완판 행진이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이곳은 수분양자들의 무덤이자 ′공실 지옥′으로 악명이 높다.
2020년, 부동산 호황과 함께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었다.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의 대부분을 대출로 해결할 수 있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자금이 지식산업센터에 대거 몰리며 분양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일명 ′초치기 청약(입금 순서를 초단위로 따졌을 때 앞선 사람부터 당첨 자격을 주는 분양 방식)′부터 특급 매물을 찾기 위한 임장 강의, 추첨 분양 등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났지만, 지난해부터 공급 과잉 및 금리 인상이 겹치며 상황은 급변했다.
임정희(가명) 씨는 경기도에 있는 한 지식산업센터에 사무실 2개를 분양받았다. 임 씨는 해당 사무실을 세주고 월세를 받아 대출 이자를 갚으려 했지만, 1년 넘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대출 이자로 월마다 210만 원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권영재(가명) 씨 또한, 남양주의 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고 2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해당 건물의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1억 원이 넘는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수도권 일대에 우후죽순 들어선 지식산업센터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 A 씨는 “사실 지식산업센터가 투자 대비 수익이 좋아요. 이건 아파트 짓는 금액이랑 비슷한 거예요. 근데 그렇게 많은 자재라든가 고급스러운 게 안 들어가잖아요. 욕조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단가 똑같이 매겨버리니까 수익성이 훨씬 더 잘 나오죠“라고 말하며 까다로운 아파트 공사에 비해 지식산업센터는 허가도 잘 나오고 민원도 적은 편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통계를 시작한 2020년 이후에만 360개가 넘는 지식산업센터가 생겼다.
최근 3~4년 동안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지식산업센터를 지으면서 토지매입 비용과 공사비가 크게 올라가고 PF 대출 규모가 급증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PF 대출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건설사들은 부도위기에 직면했고, 지난 1월 12일,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인 태영건설은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이 확정되었다.
제작진은 지식산업센터가 투기상품으로 변질된 현상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투기방지를 위해 관리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있으며, 국회와 함께 투기수요 방지를 위한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