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조희원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자에게 무거운 처벌 규정을 적용하려면 판매·배포할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백 모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취업 제한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백 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2천121개를 보관하고, 이를 판매할 것처럼 속여, 구매 희망자들로부터 60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백 씨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배포하려 소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해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무거운 처벌 조항을 적용하려면 판매·대여·배포·제공할 목적으로 소지했음이 입증돼야 한다면서 백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구매 희망자들을 속일 목적으로 보관한 것은 맞지만, 실제 판매할 목적이 있었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지난 2020년 6월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돼, 현재는 영리를 목적으로 음란물을 판매·배포하거나 소지할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 단순 소지할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