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걸레 같은 공소장" 기자 격분‥판사조차 "몇 군데 다시 써라"

입력 | 2024-08-01 11:33   수정 | 2024-08-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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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의 첫 재판에서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검찰 공소장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의문을 표하고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뉴스타파 대표 등 언론인들과 김만배 씨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장은 ″공소장에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내용이 왜 나오는지 의문″이라며 ″사건의 핵심인 윤 대통령 명예훼손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장은 검찰의 공소장에 대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죄라면 상대 후보가 공소장에 나올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은 윤 대통령의 명예훼손 사건″이라며 ″이 전 대표 관련 내용과 대통령 명예훼손이 연결되지 않는다″며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또, ″공소장 4쪽에 김만배 씨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유착해 천문학적 수익을 얻었다′고 썼는데, 이게 공소사실에 어울리는지 모르겠다″며 ″유착 관계도 확인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재명-김만배 유착 의혹은 ″사건화돼서 재판까지 진행 중인데, 이런 걸 모두 공소장에 넣으면 이 재판에서도 유착관계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꼭 들어갈 문장이 아니니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재판장이 ″간접 정황이 공소사실에 너무 많이 포함돼 있다″며 ′명예훼손 사건에 맞게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하자, 검찰은 ″김 씨가 윤 대통령을 타격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끌고 가려 했다는 의도를 밝히려 기재했다″면서 ′다만, 불필요한 기재는 재판부의 지적에 따라 생략하는 것도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피고인인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일부 정치 검사들이 작당해 벌인 정치 수사로 규정한다″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상진/뉴스타파 기자(어제)]
″검찰은 상상에다 정치적 의도를 더해서 걸레 같은 공소장을 만들어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검찰과 대통령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작당해 삼각편대를 구성한 뒤 진행한 희대의 언론탄압입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자문위원의 대장동 사건 관련 대화 녹취를 보도했는데 검찰은 이들이 허위사실을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혐의가 있다며 김 씨와 신 씨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이들과 공모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혐의로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도 불구속 상태로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