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민지
압수수색 절차를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의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만 참여한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적법하지 않은 압수수색으로 얻어진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앞서 수사기관은 이 남성의 20대 딸의 마약류 투약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주거지를 수색하던 중 금고 속 대마를 발견하고 남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당시 압수수색 현장에는 남성의 딸만 있었습니다.
딸은 약 3년간 정신 질환 관련 증세로 10여 회 입원치료를 받았고, 심리평가에서도 지적장애 등이 있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1·2심은 딸을 ′거주에 준하는 사람′으로 보고 압수수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참여하는 사람은 최소한 압수수색 절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행위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딸은 압수수색 절차 참여 능력이 부족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수사기관도 그의 정신과 치료 내역 등으로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해당 절차가 위법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