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그제 23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설치한 뒤 공무원을 동원해 야간 보초를 세우자, 공무원단체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동조합이 낸 ′박정희 동상 지키려고 불침번 보초, 즉시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입니다.
새노조는 ″시민 대부분이 시대착오적 동상 건립을 반대해 왔는데도 대구시가 동상 제막식을 강행했다″며 ″이마저도 부족했는지, 행정국 직원을 동원해 18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야간 불침번 보초를 세운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작자의 계획인진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 눈물 나게 고맙다″며 ″연말연시 가족과 행복하게 보내야 할 시간에 동상하나 지키려고 불침번 근무 계획을 세운 대구시는 각성하고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시 행정국장은 ″공공시설관리공단의 부족으로 당분간 행정국만 근무한다″며 ″동상을 제막했기 때문에 방호하는 건, 행정 차원에선 당연한 조치″라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 홍준표 대구 시장이 건립 의사를 드러내며 구체화되기 시작한 박정희 동상은, 찬반 논쟁 끝에 그제 23일 제막식을 통해 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졌습니다.
제막식 당일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시민운동본부′ 소속 100여 명이 ′홍준표 시장은 대구를 망치지 마라′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였고, 맞은편에선 ′구국대구투쟁본부′ 소속 100여 명이 ′박정희는 자유대한민국이다′라는 문구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찬성 맞불 시위를 열었습니다.
최근 대구를 비롯해 경북 지역에선 잇따라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설치되고 있는데, 지난 10월 경산 소재 영남대 교내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졌고, 이달 5일에는 안동 경북도청 앞에 동상이 들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