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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수 손에 스페인 배지? 의리 지킨 허빙자오 '박수'

입력 | 2024-08-06 11:43   수정 | 2024-08-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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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패한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가 시상대에 오릅니다.

[중계진]
″은메달리스트 중국의 허빙자오입니다. 오늘 허빙자오 선수도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정말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감격한 모습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허빙자오,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등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모입니다.

그런데 오른손에 뭔가 작은 배지를 들고 있습니다.

사진에 잘 나오는지 확인하려는 듯 고개를 내려 살펴보기도 합니다.

허빙자오 선수가 들고 있던 것은 스페인 팀의 배지였습니다.

시상식을 마치고 셀카를 찍는 동안에도 허빙자오는 이 배지를 계속 들고 있었습니다.

준결승에서 자신과 경기를 치르다 부상을 당해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을 위한 작은 세리머니였습니다.

전날 열린 4강전에서 스페인 선수 마린은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1세트를 따낸 뒤 이어 열린 2세트에서도 10대 8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비 도중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뒤틀리는 바람에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마린 선수는 코트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경기를 뛸 수 없다는 판단에 오열했습니다.

허빙자오 선수는 넘어져 있는 마린에게 다가가 자세를 낮추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마린의 기권으로 결승에 오른 허빙자오는 ″뛰어난 선수인 마린에게 미안하다″며 ″마린이 시상식에 선 나를 보길 바랐고, 그가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AFP 통신은 허빙자오가 마린을 존중하고 그의 정신을 결승전까지 가져가겠다는 바람에 스페인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배지를 시상식에서 선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허빙자오 선수는 결승전에서 안세영 선수에게 패배한 뒤에도 네트로 다가가 안세영과 손바닥을 부딪치며 웃는 얼굴로 상대의 우승을 축하했습니다.

패배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박수를 보낸 허빙자오의 모습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과 중국 관람객들은 갈채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