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수연

"귀국하면 바로 갈 거"라더니, 정말 할아버지에게 메달을‥

입력 | 2024-08-06 16:57   수정 | 2024-08-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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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대구 군위군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 기적비 앞.

유도 국가대표팀 단복을 입은 허미미 선수가 환한 얼굴로 섰습니다.

양손에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고이 들었습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
″제가 메달을 이렇게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허석 지사의 5대손인 허미미 선수는 당당히 딴 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놓고 현조부께 참배했습니다.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 선수는 어제 귀국하자마자 밝은 미소와 서툰 한국말로 참배 계획을 밝혔습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8월 5일, 귀국 기자회견)]
″올림픽에서 메달 따면 (현조부께)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서 다음 주에 가려고요. <내일 간다고 하던데.> 아, 내일이요, 히히.″

참배를 마친 허 선수는 취재진과 만나 ″열심히 했는데 은메달이어서 아쉽지만,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허 선수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로 2021년 한국 국적을 택했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경북체육회에 입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미미/유도 국가대표(8월 5일, 귀국 기자회견)]
″사실 아쉽게 은메달을 땄는데, 그래도 준결승 이겼을 때도 할머니 생각도 나고. 생각이 났습니다. <한국에 온 거 후회 안 하죠.> 당연하죠. 엄청 후회 안 하고 정말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올림픽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티 데구치에게 석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허 선수는 웃음을 잃지 않으며 ″행복하다, 다음엔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습니다.

허 선수의 선조인 허석 지사는 1910년대 후반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며 비석에 항일 격문을 붙이고, 고종의 승하 후 지역에 사당을 지으려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뒤 순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