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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회견서 北지도자 '매의 눈'‥미소 짓던 방철미, 갑자기..
입력 | 2024-08-09 16:56 수정 | 2024-08-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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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딴 남과 북의 임애지, 방철미 선수.
웃는 얼굴로 시상대에 올라 인사하는 임애지와 달리, 방철미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합니다.
임애지의 주도로 함께 휴대전화로 셀카도 찍은 두 선수.
하지만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방철미는 계속 냉랭한 모습입니다.
심각한 표정의 방 선수 옆에 임애지가 들어왔지만, 인사는커녕 보고도 못 본 체하는 장면이 눈에 띕니다.
두 선수가 긴장하며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은 1, 2등보다 남과 북의 두 동메달리스트에게 쏟아졌습니다.
방 선수는 시종일관 ′1등을 못해서 유감′이라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방철미/복싱 북한 국가대표]
″1등을 하자고, 생각하고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습니다. 음‥″
남북 선수가 함께 동메달을 따 같은 시상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두 선수의 온도차는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지금 이렇게 (남과 북으로) 나뉘어 졌지만…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방철미/복싱 북한 국가대표]
″선수로서 같은 순위에 선 것이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감정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 기자의 돌발 질문과 임애지의 재치있는 답변에 잠시 표정을 풀기도 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 기자]
″시상식때 (임애지 선수가) ′방철미 선수랑 안아봐도 될까요′ 하셨다는데 혹시 오늘 저희가 못 봤을 때 그런 장면이 있었나?″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질문 감사합니다. 비밀로 하겠습니다.″
임애지가 환히 웃으면서 방 선수 쪽을 쳐다보자, 방철미의 얼굴에도 잠시 미소가 번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곧 냉랭함을 되찾은 방철미는 ″메달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걸어주고 싶냐″는 질문에도 ″이 동메달은 내가 바라던 게 아니라 별로 맘이 가지 않는다″고 답해 회견장 분위기를 무겁게 했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복싱 지도자가 한쪽 구석에서 방철미를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방철미는 질문에 대답하기 전마다 이 지도자의 눈치를 살피곤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