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재홍

우크라이나, 군비 마련 위해 국유 자산 매각 추진

입력 | 2024-06-12 17:50   수정 | 2024-06-12 17:51
전쟁 비용을 대느라 재정난에 빠진 우크라이나가 국영 기업 등 국유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족한 군비를 충당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3천여 개가 넘는 국영 기업 등 대부분의 국유 자산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 중입니다.

우크라이나가 1991년 붕괴한 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국영 기업들은 대부분 정부 재정을 갉아먹는 골칫덩이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가 소유한 국영 기업은 3천100여 곳으로, 이 중 실제로 운영하는 곳은 절반이 채 되지 않으며 수익을 내는 곳은 단 15% 뿐입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국유 재산 기금의 비탈리 코발 대표는 ″모든 지출이 신중하게 통제돼야 하는 전시 상황에서 이러한 비용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국가 예산은 러시아와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해 필요한 액수에 비해 50억 달러, 우리돈 약 6조 8천억 원 가량 모자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재정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해 여름부터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호텔과 대형 쇼핑몰, 광산 및 화학 기업 등 20여 개 국유 자산을 우선 경매에 부칠 예정입니다.

올해 최소 1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목표로 매각 대상에는 키이우 한가운데에서 60년 넘게 운영된 상징적 장소인 ′호텔 우크라이나′도 포함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영 기업을 100여 곳만 남기고 모두 민영화하는 것이라고 코발 대표는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전쟁으로 인한 위험성을 고려할 때 국유 자산이 전쟁 전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시급한 만큼 대대적인 민영화로 우크라이나 국내 경제를 진작하고 세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시민들은 국유 자산을 매각한 수익이 정부 유착 세력의 손에 들어가는 부패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